[ESGX 이슈 5] 탄소중립 ‘법정 경로’ 확정…산업전환 자금길 넓힌다

입력 2026-08-27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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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과 녹색금융을 결합한 친환경 금융 이미지. ((사진=AI 생성))
▲탄소중립과 녹색금융을 결합한 친환경 금융 이미지. ((사진=AI 생성))
국내외에서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을 둘러싼 정책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국회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경로와 전환금융·녹색국채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고 정부는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를 220GW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미국에서는 메타의 청소년 소셜미디어 중독 소송 합의와 알래스카 석유·가스 탐사 환경심사 완화가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탄소중립 경로 법제화…전환금융·녹색국채 시동

정부의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경로와 전환금융, 녹색국채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26일 국회에 따르면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해 2050년 탄소중립에 이르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경로를 법률에 명시했다. 개정안은 2018년 순배출량 대비 감축목표를 2035년 53~61%, 2040년 69~80%, 2045년 84~90% 범위에서 정하도록 했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이 철강·석유화학·시멘트 등 고탄소 업종의 저탄소 전환사업에 자금이나 보증을 우선 공급할 수 있는 전환금융 근거도 마련됐다. 정부가 녹색국채를 발행해 기후대응기금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감축목표뿐 아니라 산업전환에 필요한 자금조달 수단까지 법제화됐다는 점에서 향후 기업의 설비투자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주목된다.

2040년 재생에너지 220GW…15년간 6배 확대

정부가 2040년까지 국내 사업용 재생에너지 설비를 220GW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26일 열린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공개토론회에 따르면 2040년 재생에너지 설비 전망은 태양광 155.3GW, 해상풍력 45GW, 육상풍력 15.5GW, 기타 4GW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누적 사업용 재생에너지 설비 37.1GW와 비교하면 약 6배 규모다.

정부는 공장 지붕과 영농형·수상형 태양광을 확대하고 12GW 규모의 대형 태양광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한편 해상풍력은 정부 주도의 계획입지를 늘릴 방침이다. 다만 발전설비 확대만으로는 전력망 병목과 출력제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송전망과 에너지저장장치(ESS) 확충 속도가 실제 목표 달성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메타, 청소년 중독소송 최대 180억달러 합의…이용시간 제한

메타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어린이와 청소년의 중독을 유도하도록 설계됐다는 미국 주정부들의 소송을 최대 180억달러에 합의했다. 26일 로이터에 따르면 메타는 향후 10년에 걸쳐 합의금을 지급하고 청소년 이용자의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사용시간을 하루 2시간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부모 동의가 없는 경우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접속을 차단하고 학교 수업시간에는 대부분의 푸시 알림도 중단한다.

메타는 위법 행위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이번 합의로 플랫폼 기업의 제품 설계와 알고리즘, 이용시간 관리가 아동·청소년 보호에 대한 경영책임과 직접 연결되는 선례가 만들어졌다. 미국에서 틱톡과 유튜브, 스냅챗 등을 상대로 유사한 소송이 진행되고 있어 다른 플랫폼의 서비스 설계와 청소년 보호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美, 알래스카 석유·가스 탐사 환경심사 완화 추진

미국 정부가 알래스카 국립석유보호구역(NPR-A)의 석유·가스 탐사에 적용되는 환경심사를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26일 로이터에 따르면 미 내무부는 겨울철 탄성파 탐사와 시험 시추 등 일부 활동에 국가환경정책법(NEPA)에 따른 개별 환경심사를 거치지 않는 ‘범주형 제외’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반복적이고 환경영향이 제한적인 활동의 인허가 기간을 줄여 개발사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개별 사업이 북극 생태계와 야생동물, 영구동토층 등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의 에너지정책이 석유·가스 생산 확대를 위해 환경심사 절차까지 조정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북극 개발과 생태계 보호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질 전망이다.

중동 전쟁에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석탄·배출도 함께 늘어

중동 지역의 전쟁 장기화와 호르무즈해협 공급 차질이 유럽과 아시아의 재생에너지 투자를 앞당기고 있다. 26일 로이터에 따르면 세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가운데 공급 불안이 커지자 한국과 태국, 유럽연합(EU) 등은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재생에너지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과 인도, 베트남 등에서는 석탄발전도 동시에 늘어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증가해 최대 발전원으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석탄발전과 전력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역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안보가 재생에너지 확대를 촉진하는 동시에 단기 공급안정을 위해 화석연료 사용도 늘리는 과도기적 모순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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