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 업종에 시장의 시선이 다시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조선주가 단기 실적 변수를 넘어 그룹별 승계 지배구조와 AI 데이터센터 전력망 신사업을 중심으로 차별화 장세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조선주는 연일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날 KRX 조선 TOP10 지수는 이달 14일 대비 7.80% 하락한 4869.80에 거래를 마쳤다. 이 지수는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주요 조선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최근 조선 업종의 주가 하락에 대해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주가 장기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과 반도체 관련주로의 수급 쏠림, 기대에 못 미친 마스가(MASGA) 관련 성과 등으로 인해 2분기 들어 일제히 하락세로 전환됐다"며 "조선주들의 조정폭은 상대적으로 매우 컸다"고 분석했다. 또 3분기 원ㆍ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조선사들의 영업이익률 감소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업계 내부에서는 조선업 자체의 펀더멘털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정 연구원은 "원가와 인건비 등은 상대적으로 안정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기대치를 상회한 신규수주와 최근 반등에 성공한 신조선가, 해양플랜트 발주재개, 양호한 실적 등이 주가반등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증권가는 향후 승계 구조에 따라 각 기업들의 자본 배분 전략이 확연히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HD현대그룹은 지주사로 현금을 모으는 것이 핵심이라는 평가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HD현대는 조선 계열사에 축적된 대규모 순현금을 지주사 HD현대로 확보하기 위해 HD한국조선해양의 자사주 매입·소각 등 지분율 확대 유인이 커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한화그룹은 비상장 승계 플랫폼이 최상단에 있어 현금 배당보다는 순자산가치(NAV)를 키우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김 연구원은 "한화그룹은 비상장사의 NAV를 키우는 것이 핵심이며, 한화엔진이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급 지연에 따른 온사이트 분산발전 수요 급증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했다.
해양플랜트 발주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AI 데이터센터와 연계된 해양 신시장이 열리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정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의 연이은 FLNG 수주를 시작으로 해양플랜트 수주가 재개됐다"며 "중장기적으로는 플로팅 데이터 센터(FDC)와 플로팅 소형 모듈형 원전(FSMR) 등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 업종 내에서 주가 격차가 뚜렷해질 전망이다. 김용민 연구원은 "업종 전반의 추가 상승보다는 실적과 기술수출 가시성, 연구개발(R&D) 모멘텀을 보유한 기업을 중심으로 주가 차별화가 나타날 전망"이라며 단기적 안정성을 확보한 삼성중공업과 지배구조 및 AI 전력망 수혜를 갖춘 HD한국조선해양·한화엔진을 중심으로 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