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반기 공모주 공급이 급감한 가운데 신규 상장주 청약에 자금이 몰렸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9월부터 '골라 사는 시장'으로 바뀔지 주목된다.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을 제외한 일반기업 7곳이 잇달아 청약에 나서고, 중순에는 일정이 연쇄적으로 겹친다. 공급 감소 속에서도 높은 청약 경쟁률이 이어졌던 상반기와 달리 종목별 수요 격차가 본격적으로 드러날 수 있는 구간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예정된 9월 일반기업 청약은 △브릴스(8~9일) △네오사피엔스(10~11일) △와이즈플래닛컴퍼니(14~15일) △빅웨이브로보틱스(15~16일) △덕산넵코어스·글로벌테크놀로지(16~17일) △엘리스그룹(18~21일) 순이다. 14일부터 21일까지 영업일마다 청약 일정이 이어지고, 16일에는 빅웨이브로보틱스·덕산넵코어스·글로벌테크놀로지 3곳의 청약이 동시에 열린다.
일정 중첩은 일반투자자의 청약자금 운용에도 영향을 준다. 한 종목에 넣은 청약증거금이 환불되기 전에 다른 종목 청약이 시작되면 같은 자금을 연이어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컨대 빅웨이브로보틱스는 15~16일 청약을 진행하지만 초과 청약증거금은 18일 환불된다. 이에 따라 빅웨이브로보틱스에 넣은 자금을 16~17일 청약하는 덕산넵코어스와 글로벌테크놀로지에 다시 투입하기 어렵다. 와이즈플래닛컴퍼니를 시작으로 빅웨이브로보틱스, 덕산넵코어스·글로벌테크놀로지까지 청약 일정이 잇따른 뒤 공모액이 최대 2011억원에 달하는 엘리스그룹도 뒤를 잇는다. 이처럼 청약 일정이 촘촘하게 이어지면서 9월 중순에는 공모가와 성장성, 상장 직후 유통물량 등을 따져 청약 자금을 선별적으로 배분하려는 움직임이 한층 뚜렷해질 가능성이 크다.
종목별 수요 격차는 이미 8월 청약에서도 나타났다. 기도산업이 11~12일, 니어스랩과 해치텍이 12~13일 청약해 12일 세 종목 일정이 겹쳤는데 경쟁률은 △니어스랩 530대 1 △해치텍 25.73대 1 △기도산업 5.5대 1로 크게 갈렸다. 비슷한 시기 여러 공모주가 동시에 시장에 나올 경우 기업별 투자 수요 차이가 경쟁률과 증거금 규모로 드러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상반기에는 공급과 수요의 방향이 엇갈렸다. 기업 컨설팅 업체 IR큐더스에 따르면 올해 신규 상장사는 17개사로 전년 동기보다 55.3% 줄고 공모액도 1조1327억원으로 48.7% 감소했지만, 일반청약 경쟁률 1000대 1 이상 기업은 14개사로 전체의 82.4%를 차지했다.
기관 수요예측도 나란히 진행된다. 빅웨이브로보틱스와 글로벌테크놀로지가 9월 7~11일로 일정이 같고, 덕산넵코어스도 8~14일로 상당 부분 겹친다. 올해 1월 1일 이후 증권신고서를 최초 제출한 IPO부터 일반기관투자자 잠재 배정물량의 40% 이상을 의무보유확약 기관에 우선 배정해야 한다. 이에 따라 공급이 늘어나는 9월에는 단순 수요예측 경쟁률뿐 아니라 확약을 동반한 주문이 어느 종목에 집중되는지가 기관 수요의 온도차를 가늠하는 주요 지표가 될 전망이다.
한 공모업계 관계자는 "공급이 늘어나는 9월에는 단순 수요예측 경쟁률뿐 아니라 의무보유확약 비중과 공모가 수준, 상장 직후 유통가능물량 등을 둘러싼 종목별 옥석가리기가 한층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