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소비심리지수가 4개월 만에 한풀 꺾였다. 양호한 실물경제 흐름에도 불구하고 증시 폭락과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낙관적 기대가 둔화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현재 경기에 대한 소비자 전망은 주식시장 변동성 강화 영향으로 두 달 연속 하락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8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 대비 2.3포인트(p) 하락한 104.5으로 집계됐다. 5월 이후 석 달 연속 오르던 소비자심리지수가 한 풀 꺾인 것이다. 이번 설문조사는 7일부터 14일까지 일 주일 간 전국 2500가구(응답 2244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가계 재정상황 인식을 보여주는 현재생활형편CSI가 92로 전월 대비 1p 하락했다. 이는 주가 하락 영향이라는 것이 한은 시각이다. 실제 설문조사가 시작된 8월 7일 기준 우리나라 코스피지수는 마감장 기준 6257을 기록하며 증시 조정에 따른 혼조세를 이어갔다. 현재와 비교해 6개월 뒤 전망을 나타내는 생활형편전망(97)도 1p 하락했다. 가계수입 전망(100)과 소비지출 전망(109) 역시 전월 대비 각각 1p 하락했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현재경기판단CSI(79)' 하락폭도 전월 대비 5p 하락하며 유독 큰 모습을 보였다. 현재경기판단지수는 중동전쟁이 본격화한 4월(6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박용민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실물경제 흐름은 양호하나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비관적 경기판단이 확대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향후 경기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나타내는 향후경기전망도 전월 대비 3p 낮은 89에 그쳤다.
일반 소비자들이 일자리를 통해 경제 상황을 체감할 수 있는 취업기회전망(86)도 전월 대비 3p 하락했다. 제조업과 건설업 취업자 수가 감소한 상황에서 AI 고노출 업종을 중심으로 한 청년층 고용 부진 여파로 풀이된다. 1년 뒤 집값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주는 주택가격전망은 전월 대비 2p 낮은 125로, 4개월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가다 하락 전환했다. 박 팀장은 "4월 이후 큰 폭의 오름세를 지속했으나 이달 들어 세제 개편과 주택공급대책 등 영향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물가수준전망은 149로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향후 1년 뒤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7%로 전월과 동일했고 3년과 5년 후 기대인플레 전망 역시 각각 2.6%로 전월 수준을 이어갔다. 한은 관계자는 "중동전쟁 교착상태 지속과 같은 상승요인과 금리 인상 기조 및 원·달러 환율 하락세 등 하방 요인이 맞물리면서 전월과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향후 1년 간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에 대해서는 석유류제품과 농축수산물, 공공요금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최근 국제유가 가격이 낮아지면서 석유류제품에 대한 응답 비중이 50.2%로 전월 대비 7.3%p 낮아졌다. 반면 농축수산물과 주택가격(집세)에 대한 응답 비중이 확대돼 눈길을 끌었다.
박 팀장은 이달 체감경기 저하 배경에 대해 "7월 소비자물가는 3.2%에서 2.8%로 하락했지만 그동안 생활물가 등이 3%를 상회하는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며 "이런 물가상승이 누적되면서 체감경기 저하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 조정이 소비심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증시 조정이 소비자심리에 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면서도 "이 현상이 수요측 물가 등 인플레 파급효과 측면까지 제약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의문"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