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인 담관암 신약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여부를 결정지을 운명의 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간암 신약 허가 지연으로 고전했던 HLB가 이번 담관암 신약 승인을 통해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고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사로 도약할 수 있을지 바이오 업계와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FDA는 엘레바 테라퓨틱스가 제출한 FGFR2(섬유아세포성장인자수용체2) 표적항암제 '리라푸그라티닙'의 신약허가신청(NDA)에 대한 최종 심사 결과를 오는 9월 27일까지 발표할 예정이다. 전문의약품 허가신청자 비용부담법(PDUFA)에 따른 최종 심사 기한이 이날로 설정된 것이다.
리라푸그라티닙은 과거 치료 경험이 있는 FGFR2 유전자 변이 또는 융합을 동반한 국소 진행성 혹은 전이성 담관암 환자를 위한 2차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담관암은 전 세계적으로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조기 발견이 어렵고 예후가 좋지 않아 미충족 의료 수요가 매우 높은 난치성 질환으로 꼽힌다.
리라푸그라티닙은 이미 여러 차례 FDA로부터 혁신성과 잠재력을 인정받으며 최종 허가에 대한 기대감을 꾸준히 높여왔다. 앞서 2022년 FDA로부터 희귀의약품(ODD)으로 지정받은 데 이어, 2023년에는 혁신치료제(BTD)로 지정되며 심사 과정에서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받았다. 혁신치료제는 중대한 질환의 치료를 목적으로 초기 임상에서 기존 치료제 대비 월등한 효과를 보인 약물을 대상으로 신속한 개발과 심사를 돕는 제도다. 특히 올해 3월 FDA에 신약허가신청서 제출한 후 우선심사(Priority Review)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통상 10개월 이상 소요되는 본심사 기간을 6개월로 대폭 단축했다.
현재까지 심사 과정에선 긍정적인 기류를 보이고 있다. HLB는 지난달 24일 FDA와 신약 승인 전 막바지 절차인 레이트 사이클 미팅(Late-Cycle Meeting)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이 회의에서는 약물 시판 후 의무사항(PMR)과 시판 후 이행계획(PMC) 등 주로 승인 이후의 행정적, 관리적 절차에 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HLB 측은 이 자리에서 신약 승인 여부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만한 새로운 검토 사항이나 특별한 적신호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신약 심사 막바지에 열리는 레이트 사이클 미팅에서 심각한 결격 사유나 추가 보완 자료 요구가 제기되지 않을 경우 최종 승인으로 이어진다.
이번 리라푸그라티닙의 심사 결과는 HLB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HLB는 간암 1차 치료제로 개발 중인 자사의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에 대해 지난 7월 FDA로부터 세 번째 보완요구서한(CRL)을 수령하며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연이은 심사 지연으로 인해 시장의 피로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HLB는 현재 간암 신약 4수에 도전 중이다. 이에 따라 그룹 전반의 신약 개발 동력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가 위축된 상황인 만큼, 리라푸그라티닙이 FDA의 문턱을 단번에 넘는다면 기업 가치를 재평가받는 반전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HLB는 담관암 이외의 암종으로 리라푸그라티닙 적응증을 추가할 준비도 하고 있다. 암종불문(Tumor-agnostic) 적응증 확대를 위한 글로벌 임상 2상 첫 환자 투약을 올해 6월 진행했다. 해당 2상은 기존 치료 경험이 있는 절제불가,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 가운데 FGFR2 융합 또는 재배열이 확인된 환자를 대상으로 리라푸그라티닙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공개라벨(Open-label), 단일군(Single-arm) 시험이다. 미국·한국·영국·스페인·프랑스 등 5개국에서 다기관 임상으로 진행되며, 1차 평가지표는 객관적 반응률(ORR)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