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성공 방정식은 숙원이었던 ‘주얼리산업 진흥법’ 시행을 눈앞에 둔 귀금속·주얼리 업계에도 질문을 던진다. “법과 제도가 갖춰지는 지금, 과연 우리 산업은 과거 선진 산업들처럼 국가 지원 아래 AI 시대에 살아남을 인재와 교육 생태계를 준비하고 있는가” 모든 산업에 기본법이 제정되면 생태계 양성화와 시장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틀이 마련된다. 그러나 법적 틀 안에서 실질적인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발휘하게 만드는 핵심 동력은 단연 ‘교육’이다. 백년지대계인 교육 인프라가 바로 서지 않은 진흥법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글로벌 주얼리 시장을 주도하는 선진국들의 저력은 철저히 현장 밀착형으로 시스템화된 교육 생태계에서 나왔다. 미국보석학회(GIA)는 바쁜 상인들이 영업 현장을 떠나지 않고도 배울 수 있도록 모바일 온디맨드(On-Demand) 실무 과정을 정착시켜, 보석 지식을 즉각 매출로 연결하는 판매 중심의 재교육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탈리아 발렌차(Valenza) 귀금속 클러스터는 지자체와 협업해 영세 공방 장인의 숙련 기술에 최첨단 3D 렌더링·CAD 기술을 결합한 ‘디지털 도제 교육’ 인프라를 무상 지원해 세계 최고의 하이주얼리 생산기지로 부상했다. 스위스 역시 국가 직업교육(VET) 체계를 통해 명품 시계·주얼리 제조의 전통 손기술과 디지털 제어 공학 교육을 결합, 현장 맞춤형 전문 인력을 꾸준히 배출했다.
한국 귀금속 산업 역시 결코 경쟁력이 부족한 곳이 아니다. 종로를 비롯한 전국 공방과 매장에는 수십 년간 축적된 세계 최고 수준의 세공 노하우, 미세한 금속 질감을 다루는 감각, 그리고 한국 소비자의 까다로운 취향을 맞춰온 ‘독보적인 현장 지식’이 깊이 쌓여 있다. 압축된 현장 노하우야말로 그 어떤 글로벌 브랜드도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한국 주얼리만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자 AI 시대에 빛을 발할 최고의 데이터베이스다. 다만, 이 뛰어난 현장 자산이 AI 디자인 도출, 모바일 마케팅, 디지털 매장 관리, 세무 리스크 관리 등 현대적 IT 시스템과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교육 인프라가 다소 아쉬울 뿐이다.
AI 대전환(AX) 시대를 맞아 국내 주얼리 교육 생태계는 선진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소상공인의 눈높이에 맞게 다음과 같이 근본적으로 변혁해야 한다.첫째,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실무형 디자인·마케팅 교육’으로의 전환이다. 둘째, ‘소상공인 맞춤형 모바일 AI 에듀테크(Edu-Tech) 교육’의 상시화다. 셋째, ‘산업계-학계-전문가 통합 교육 거버넌스’의 가동이다. AI라는 거대한 시대적 파고 앞에서 준비되지 않은 교육은 산업의 도태를 의미한다. 주얼리산업 진흥법 제정이라는 역사적 골든타임을 맞아, 정부와 산업계가 합심해 소상공인이 체감할 수 있는 현장 중심의 AI 교육 생태계를 구축해야 K-주얼리는 비로소 글로벌 명품 기간산업으로 도약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