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최대 실적에도 경영평가 B등급↓⋯‘단일종목 레버리지’ 불똥 튀었나

입력 2026-08-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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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도 경영평가에서 전년보다 두 단계 하락한 B등급을 받았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경영평가 당시 증시 변동성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논란으로 악화된 여론을 의식해 금융위원회가 정무적 부담을 피하고자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한국거래소의 2025년 경영평가에서 B등급을 부여했다. 전년도 S등급에서 두 단계나 하락했다. 경영평가는 S·A·B·C·D·E 등 6개 등급으로 구분되며, 평가 결과는 예산 편성의 참고자료이자 임직원 성과급의 기준으로 활용된다. 이번 등급 하락으로 한국거래소 임직원 성과급은 기본급의 200%에서 100%로 축소됐다.

거래소 내부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는데도 경영평가 등급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의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772억원으로 전년 대비 52.8%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7089억원으로 67.1% 늘었다.

이에 한국거래소 노동조합 관계자는 “역대 최대 이익뿐만 아니라 계량지표 평가 점수 면에서도 사상 최고점을 받았다“며 ”정성적 측면에서도 자본시장 밸류업과 불공정거래 감시 체계 고도화 등의 성과를 냈는데 S등급에서 B등급으로 두 단계나 하락한 것은 조합원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라고 말했다.

역대급 실적을 내고도 경영평가 등급이 두 단계나 떨어지자 한국거래소 내부는 동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평가 당시의 주식시장 분위기가 악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 달 변동성 장세 속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둘러싼 논란이 뜨거웠는데, 마침 경영평가 기간과 맞물려 금융위가 정무적 위험을 피하고자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췄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 K씨는 “내부에서는 거래소가 역사상 최대 수익을 냈는데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논란 때문에 B등급을 받은 것으로 인지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불만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거래소 관계자도 “예상하지 못했던 경영평가 결과로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평가등급이 최종 발표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변경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경영평가 등급은 보통 공식 발표 전에 암암리에 전달되는데, 발표 전날 오후까지만 해도 A등급으로 결정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런데 전날 오후 6시께 갑자기 B등급으로 조정됐다는 내용을 전달받았고, 이튿날 실제로 B등급이 명시된 공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등급 강등 배경을 두고도 여러 해석이 나온다. 앞서 금융위가 거래소 경영평가에서 전산장애를 주요 감점 요인으로 반영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지난해 3월 18일 거래소 매매거래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하면서 코스피 거래가 약 7분간 중단됐다. 이로 인해 전 증권사의 거래시스템에서 코스피 전 종목의 시세 확인과 주문 체결이 이뤄지지 않은 바 있다.

다만 금융위는 경영평가가 특정 사고나 단일 지표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경영평가는 개별 사안 한두 개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며, 경영활동 전반의 요인과 환경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산출한다”고 선을 그었다. 금융위는 한국거래소 경영평가의 구체적인 평가 항목과 배점, 등급 산정 과정 등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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