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억 1채보다 30억 3채 종부세 더 낸다…민주 "12월까지 의견 반영"

입력 2026-08-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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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동 "가액 기준 바꾸고도 주택수 격차 확대"
"공시가 12억~14억 1주택 3만6000명 과세 제외"
이선화 "거주 혜택, 절세용 이주 부추길 수도"
재경부 "보편 증세 아냐…ISA는 의견 수렴 중"

▲10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에 아파트가 빽빽하게 서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10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에 아파트가 빽빽하게 서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정부의 2026년 세제개편안을 적용하면 시가 35억 원 주택 1채 보유자보다 30억 원 상당 주택 3채 보유자가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를 더 내는 역전 현상이 발생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세대 1주택자 과세 기준 상향으로 기존 대상자 4명 중 1명꼴인 3만6000여 명이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12월 세법 개정 때까지 의견을 수렴해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김현동 배재대 교수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26년 세제개편안의 주요 쟁점과 과제' 토론회에서 "세율 체계는 가액 기준으로 간다면서 실제 세금을 계산해보니 주택 수 기준을 더 강화하는 꼴"이라고 밝혔다.김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개편안이 전면 적용되는 2028년 기준 시가 35억 원 주택에 거주하는 1주택자의 보유세는 약 781만 원인 반면, 시가 합계 30억 원 상당 주택을 3채 보유한 다주택자는 약 1027만 원을 낸다. 자산 총액이 5억 원 적은데도 세금은 약 246만 원 더 내는 구조다. 김 교수는 "세율 체계는 가액 기준으로 간다면서 실제 세금을 계산해보니 주택 수 기준을 더 강화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주택 수에 따른 세 부담 격차도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 30억 원 주택 기준으로 1주택 거주자의 보유세를 100으로 놓으면 3주택자의 세 부담은 현행 95에서 2028년 184.7로 벌어진다. 개편안이 세율 체계를 주택 수 기준에서 주택가액 기준으로 일원화하면서도 기본공제(과세 대상 금액에서 빼주는 액수)와 공정시장가액비율(과세표준 산정 시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에서는 주택 수·거주 여부에 따른 차등을 확대한 결과라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해당 수치는 세부담 상한과 1주택자 세액공제를 반영하지 않은 시뮬레이션이다.

(출처='2026년 세제개편안의 주요 쟁점과 과제' 토론회 자료집)
(출처='2026년 세제개편안의 주요 쟁점과 과제' 토론회 자료집)

1세대 1주택자 과세 기준을 공시가격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올리면서 발생하는 과세 제외 규모도 재차 지적됐다. 이종석 나라살림연구소 자문위원이 국세통계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세대 1주택 종부세 납세자 15만2654명 중 공시가격 12억~14억 원 구간 3만6000여 명이 과세 대상에서 빠진다. 이 위원은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비거주 1주택자도 제외된다"고 말했다. 과세 대상으로 남는 인원 중에서도 공시가격 22억8000만 원 이하 12만4648명(81.6%)은 1인당 평균 42만 원 세금이 줄고, 이를 넘는 2만8006명(18.4%)만 평균 532만 원 늘어난다. 이 위원은 주택 수에 따라 공정시장가액비율을 70%와 80%로 차등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차등할 이유가 없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거주 요건 중심 설계가 시장 왜곡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선화 국회미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개편안 적용 시 실거주 여부에 따른 보유세 차이가 시가 45억~46억 원 주택에서 연 1000만 원으로 가장 커진다고 분석했다. 이 위원은 "거주 선택이 세금에 크게 영향을 주게 되면 실수요가 없어도 절세를 위해 그 지역으로 이주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세금 때문에 행위가 왜곡되면 정부가 당초 목적으로 한 거주 중심 세제 취지에도 반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1세대 1주택자 세액공제에 대해서는 즉시 폐지가 아닌 단계적 축소를 제안했다. 다만 양도소득세 개편에 대해서는 "양도차익에도 누진 구조가 반영됐다는 측면에서 환영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공동 주최자로 참석한 김남근 의원은 "여러 의견을 들으려고 당 차원에서 귀를 많이 열어놓고 있다"며 "12월 세법 개정 때까지 다양한 의견을 듣고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일률적인 증세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최진규 재정경제부 조세정책과장은 "시가 20억 원까지는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종부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했고 거주용 1주택은 시가 30억 원 수준까지 세금이 오히려 줄어든다"며 "일률적으로 종부세를 보편적으로 증세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최 과장은 생산적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신설과 함께 추진되는 일반 ISA 정비에 대해서는 "오히려 지적과 비판이 많아 연구기관의 의견 수렴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민주당 오기형·정태호·김남근·김영환·송재봉·안도걸 의원과 진보당 정혜경 의원, 나라살림연구소·참여연대·포용재정포럼이 공동 주최했다. 세제개편안 정부안은 다음 달 국회에 제출돼 정기국회 심의를 거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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