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도시 만드는 기본 기준 바꾼다”…‘그늘보행권’ 제도화 [종합]

입력 2026-08-1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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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기본계획·정비사업 등에 그늘 원칙 반영
통행량·야외 대기시간 등 분석해 그늘 확충

▲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그늘보행권' 선언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그늘보행권' 선언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폭염은 갈수록 강해지고 있고 오래 지속되면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더워도 시민의 일상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그늘보행권’ 제도화 배경과 필요성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늘보행권은 시민이 일상적 보행 동선에서 일정 수준의 그늘을 끊김 없이 누릴 수 있도록 도시 공간을 계획하고 관리하는 정책 개념이다.

오 시장은 보행공간이 폭염에 가장 취약한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온열질환자의 3분의 1이 길가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서울 전역을 분석한 결과 평균 그늘 비율은 34.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출근길과 통학길은 물론 모든 길에서 시민들이 그늘을 따라 안심하고 걸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그늘보행 공간을 시민들의 실제 이동 동선을 따라서 구현할 계획이다. 통행량과 야외 대기시간, 고령자 등 폭염 취약계층의 이용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그늘이 필요한 곳부터 우선순위를 정한다. 넓은 보도와 좁은 보도, 광장·공원 등 공간별 특성에 맞춰 그늘을 조성하고, 시민들의 실제 생활 동선을 따라 이를 연결하는 ‘그늘축’도 구축할 방침이다.

아울러 그늘보행권을 도시기본계획과 생활권계획에 반영하고 지구단위계획·정비사업·공공건축사업 등에 단계적으로 적용한다. 오 시장은 “도시기본계획과 생활권계획, 정비사업, 공공건축 등에 그늘보행권 원칙을 도입하겠다”며 “도시를 만드는 기본 기준 자체를 바꾸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9월까지 시범사업지 10곳을 선정할 예정이다. 현재 구체적인 선정 절차가 진행 중인 것은 아니지만 주요 후보지로는 △G밸리 △청계천 △망원동 등이 논의된다. 김창규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지역구 공모뿐 아니라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사업지를 발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그늘보행권의 핵심 원칙으로 △형평성 △보편성 △연속성 △지속성을 제시했다. 특정 지역이나 시설에 그늘을 집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 누구나 일상에서 그늘을 누릴 수 있도록 하며, 생활 동선을 따라 그늘이 끊김 없이 이어지도록 한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그동안 도심 녹지와 쉼터를 확대해왔다. 김 본부장은 “2022년 4월 26.2㏊였던 녹지 면적이 2026년 8월 37.4㏊로 43% 증가했다”며 “이제는 녹지 공간을 조성하는 데서 나아가 시민들이 일상에서 시원함과 쉼터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늘보행권 제도화가 새로운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인센티브 적용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김 본부장은 “건축계획과 건축심의 기준은 있지만 그늘이라는 개념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그늘 쉼터 등을 도입하는 경우 인센티브 방식으로 허용용적률 등을 추가로 부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늘 조성에 필요한 비용 부담 기준 등도 마련된다. 우선 서울시는 시범사업 10곳의 사업비를 직접 부담하고 이후 확대되는 사업에 대해서는 사업 주체와 협의해 비용 부담 방안 등을 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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