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만 톤 재생골재, 왜 버리나”…‘환경부 허가 성토재’ 토석은행 활용론

입력 2026-08-1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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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 서포면 야산 재생골재 처리 새 해법 부상

▲경남 사천 서포면 야산에 성토재를 적치한 현장 (서영인기자 hihiro@)
▲경남 사천 서포면 야산에 성토재를 적치한 현장 (서영인기자 hihiro@)

사천 서포면 야산에 쌓인 28만 톤 규모 재생골재를 둘러싼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행정대집행에만 의존할 경우 310억 원에 달하는 처리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환경부 허가를 받은 성토재를 토석은행 등 공공사업에 활용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남도도 해법 마련에 나섰다. 경남도 고위 관계자는 본지에 “문제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사천시도 별다른 방안이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다양한 각도로 해결 방안을 찾고 있으며 방안이 있다면 충분히 3자 간 협의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사안은 사실상 사천시의 행정처분 문제로만 다뤄졌다. 하지만 행정대집행만으로는 끝나지 않는다.

사천시가 추산한 비용만 310억 원이다. 실제 운반·처리·현장 복구까지 감안하면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사업자에게 비용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할 경우 결국 시민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

“폐기물인가, 활용 가능한 자원인가”

여기서 주목할 대목이 재생골재의 성격이다.

해당 재생골재는 환경부로부터 성토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허가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실제 적치물의 품질과 환경 안전성이 허가 기준에 부합하는지 검증해야 하고, 관련 법령과 토석은행 편입 요건도 따져야 한다.

하지만 기준을 충족한다면 전량을 걷어내 폐기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은 아니다.

지자체들은 하천사업과 재해복구 과정에서 제방 성토 등에 필요한 토석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자연재해 때도 응급복구용 토석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복구가 늦어지는 문제가 반복됐다.

이 때문에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상시적으로 토석을 공급할 수 있는 토석은행의 지정·운영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28만 톤을 토석은행과 연계할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수백억 원을 들여 외부로 반출하는 대신 안전성과 적법성을 검증한 뒤 하천 정비나 재해복구 등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산업단지 등 향후 지역 개발사업과 연계해 부지 성토재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행정대집행만이 답인가

핵심은 불법 행위에 대한 책임과 처리 방식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이다.

불법 적치에 대한 행정적·법적 책임은 분명히 묻되, 그 책임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수백억 원의 세금을 투입해 자원을 단순 폐기하는 것이 최선인지는 따져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천시·경남도·사업자 간 3자 협의가 필요하다.

사업자는 책임에 따른 비용과 환경복구 의무를 부담하고, 사천시는 공공사업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며, 경남도는 광역 차원의 조정 역할을 맡는 방식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물은 이미 엎질러졌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엎질러진 물을 어떻게 담을 것인가의 문제”라고 말했다.

결국 선택지는 두 갈래다.

310억 원을 들여 치울 것인가, 아니면 환경 안전성과 법적 요건을 검증해 28만 톤을 지역의 공공자원으로 돌려놓을 것인가.

경남도가 3자 협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만큼 이제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실제 협의 테이블과 객관적인 검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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