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착공 주거시설 개발부담금 100% 면제
정부, 2030년까지 수도권 일반주택 13만가구 착공 지원

정부가 공급 절벽에 놓인 빌라·다가구 등 비아파트 주택을 되살리기 위해 건축 규제부터 금융·세제까지 전방위 지원에 나선다. 다가구주택은 기존보다 한 층을 더 지을 수 있도록 하고 다세대·다가구의 건축면적 제한도 완화한다. 내년까지 착공하는 주거시설에는 개발부담금을 전액 면제하는 등 사업자의 비용 부담도 낮춘다. 정부는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일반주택 13만가구 착공을 지원한다는 목표다.
13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ㆍ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다세대·다가구와 오피스텔 등 일반주택의 공급 생태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금융·세제 지원을 확대한다.
비아파트 공급은 최근 수년간 크게 위축됐다. 지난해 수도권 일반주택 착공 물량은 1만4000가구로 최근 10년 평균인 5만6000가구의 25% 수준에 그쳤다. 아파트 착공은 2022년~2023년 이후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반주택은 장기 평균을 크게 밑도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정부가 매매·전ㆍ월세 시장의 불안을 인식하고 아파트뿐 아니라 비아파트까지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대책을 내놓은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대책을 실제 공급으로 연결하는 것으로 공급의 속도와 품질, 물량이 함께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다세대·다가구의 건축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 현재 660㎡로 제한된 다세대·다가구주택의 건축면적은 1000㎡ 미만까지 확대한다. 중·대규모 대지를 2개 동으로 나눠 개발해야 했던 경우 한 동으로 지을 수 있게 돼 공용부를 줄이고 실제 주거에 활용할 수 있는 면적을 늘릴 수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다가구주택은 현재 3개 층 이하인 층수 제한을 4개 층 이하로 완화한다. 같은 대지에서도 한 층을 더 지을 수 있어 정부는 기존보다 약 33%의 가구를 추가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시형생활주택으로 다세대를 짓는 경우에는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으면 현재 5개 층에서 최대 6개 층까지 지을 수 있도록 관련 시행령 개정도 추진한다.
일조 규제도 손본다. 현재 일조권 규제로 건축물 상층부를 계단식으로 설계해야 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점을 개선해 통상 4~5층인 다세대·다가구주택도 수직으로 건축할 수 있도록 한다. 관련 건축법 개정안은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며 정부는 하위법령을 마련해 연내 시행할 계획이다. 다세대주택 내 주민공동시설에 대해서도 용적률 산정 기준을 완화한다.
건설자금 문턱도 낮춘다. 다가구·다세대 건설자금 대출 한도는 현행 70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늘리고 금리는 3.5%에서 3.2%로 낮춘다. 신축 비아파트를 사들이는 주택매매·임대사업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규제도 완화한다. 현재 수도권·규제지역에서는 원칙적으로 LTV가 0%지만 신축 일반주택을 매입하는 경우 규제지역 30%, 비규제지역 60%를 적용한다. 민간임대주택법상 등록임대사업자는 지역과 관계없이 LTV 60%까지 허용한다.
노후주택을 허물고 비아파트를 새로 짓는 사업도 지원한다. 일반주택 신축을 위해 멸실 예정 주택을 매입하는 경우 규제지역 여부와 관계없이 LTV를 기존 0%에서 60%로 완화한다. 대출 실행일부터 1년 이내 기존 주택을 철거하는 조건이다.
세제 혜택도 늘어난다. 개인이 전용면적 60㎡ 이하의 소형 신축 일반주택을 최초 구입할 때 취득세·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산정 과정에서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특례를 기존 2027년 말에서 2028년 말까지 1년 연장한다. 수도권은 취득가격 6억원 이하, 지방은 3억원 이하가 대상이다. 아파트는 원칙적으로 제외되지만 도시형생활주택인 아파트는 포함된다.
조기 착공 사업장의 비용 부담도 줄인다. 전국 주거시설 가운데 2027년까지 착공하는 사업장은 개발부담금을 100% 면제하고 2028년 착공 사업장은 50% 감면한다. 개발부담금은 개발사업으로 발생한 이익 일부를 사업자가 부담하는 제도로 현재 특별·광역시는 개발대상 토지면적 660㎡, 일반 도시지역은 990㎡ 이상이면 부과 대상이 된다.
정부는 기존 비주거 시설을 주택으로 전환하는 방식도 병행한다. 지식산업센터 내 오피스텔·기숙사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원시설 면적 비중을 한시적으로 확대하고 입주 대상 규제도 완화한다. 지식산업센터나 상가 등을 주거시설로 용도 변경할 때 발생하는 대수선 비용에 대해서는 취득세를 면제한다.
정부가 비아파트 지원에 나선 것은 아파트보다 사업 기간이 짧은 일반주택을 활용해 단기간에 전ㆍ월세 공급을 늘리려는 취지다. 특히 공공부문 착공은 회복되고 있지만 민간과 일반주택의 공급 부진이 이어지는 만큼 규제 완화와 금융·세제 지원을 묶어 민간 사업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이번 대책과 앞서 발표한 일반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 일반주택 13만가구 착공을 지원할 계획이다.
다만 규제 완화와 금융 지원이 실제 착공 증가로 이어지려면 공급자뿐 아니라 위축된 비아파트 수요를 회복할 수 있는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일조 기준 완화와 금융 지원 등으로 비아파트 공급 여건은 기존보다 개선될 수 있다”며 “다만 보증보험과 금액 기준 등을 추가로 완화하고 비아파트 매입 수요를 끌어낼 수 있는 세제 지원까지 보완해야 실제 공급 확대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