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대책은 쌓이는데 집은 보이지 않는다

입력 2026-08-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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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익숙한 비유를 꺼냈다. 주택 공급이 빵을 찍는 것처럼 가능한 일이라면 밤새 만들겠지만 실제 결과가 눈에 보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주택 공급 사업은 부지를 정하고 인허가와 보상, 착공을 거쳐 준공되기까지 통상 수년이 걸린다. 오늘 대책을 발표한다고 내일 당장 입주할 집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국민도 그 정도는 안다.

이날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국민이 궁금해하는 지점을 짚었다. 정부가 어디서 어떻게 주택을 공급하고 있는지, 사업은 어느 단계에 있는지, 착공하지 못했다면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장관은 이에 적극 공감한다며 수도권 주택 공급 상황판을 만드는 방안도 거론했다.

반가운 답변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실행이다. 상황판을 실제로 만든다면 정부 내부에서 사업을 관리하는 자료에 그쳐서는 안 된다. 국민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하고 진행 상황이 달라질 때마다 꾸준히 갱신해야 한다.

정부는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수만 가구의 공급 물량과 후보지를 앞세운다. 하지만 발표 이후 어느 사업이 예정대로 가고 있는지는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공급계획은 쌓이는데 그 물량이 실제 집으로 바뀌는 과정은 흐릿하다.

국민은 발표한 물량 가운데 실제 착공한 주택이 몇 가구인지, 지연된 사업은 무엇이며 언제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를 것인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계획이 틀어졌다면 이유와 조정된 일정도 솔직하게 밝혀야 한다. 그래야 정부가 말하는 공급을 믿고 기다릴 수 있다.

이제 곧 새로운 주택 공급대책이 발표된다. 이번에도 몇만 가구를 더 공급하겠다는 숫자만 제시한다면 정부 공급계획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후보지와 목표 물량뿐 아니라 사업별 진행 단계와 목표 착공·준공 시점, 지연 여부와 사유, 담당 기관을 함께 내놓아야 한다. 기존 대책의 이행 상황부터 점검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집은 빵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촘촘한 공정표와 엄격한 이행 관리가 필요하다. 국민이 공급대책을 선뜻 믿지 못하는 것은 발표된 물량이 실제 공급 과정에서 어디쯤 와 있는지 보이지 않기 때문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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