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태계 주도권, 오픈소스·오픈 데이터가 가른다

입력 2026-08-1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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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리눅스재단이 파르나스 서울에서 진행한 오픈소스 서밋 코리아 2026에서 이홍락 LG AI연구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김연진 기자 yeonjin@
▲12일 리눅스재단이 파르나스 서울에서 진행한 오픈소스 서밋 코리아 2026에서 이홍락 LG AI연구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김연진 기자 yeonjin@

글로벌 AI 경쟁의 무게중심이 모델 성능을 넘어 ‘개방형 생태계’로 확장되고 있다. 중국이 오픈웨이트(가중치 공개) 모델을 앞세워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미국 빅테크도 개방형 모델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오픈소스가 AI 개발의 속도와 효율을 높이는 핵심 기반으로 떠오른 가운데 ‘오픈 데이터 신뢰성’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급부상했다.

오픈소스에 대한 규제 반대 서한을 주도했던 엔비디아는 자체 개발한 경량 AI 모델 ‘네모트론3.5 라이트닝’을 11일(현지시간) 공개했다. 기업들이 별도의 라이선스 비용이나 사전 승인 없이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으며, 모델 조정을 위한 가중치도 공개돼 이용자가 자유롭게 수정할 수 있다. 조만간 매개변수 1조개짜리 모델도 개방형으로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리눅스 재단이 파르나스 서울에서 진행한 ‘오픈소스 서밋 코리아 2026’에서 김찬란 엔비디아 수석 개발자는 오픈소스 생태계가 AI 산업의 가속도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가 하나의 거대한 모델만으로 작동한다는 생각은 현실에서 통하지 않는다”며 “장시간 작동하는 AI 에이전트는 하나의 모델이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강력한 모델이 핵심 추론과 오케스트레이션을 담당하고 작고 빠른 모델은 나머지 작업을 수행하는 협력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속도와 효율성”이라고 밝혔다. 코딩, 금융, 보안 등의 영역에서 필요한 특화 모델을 만드는 데 오픈소스 생태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김 개발자는 “오픈 모델은 프런티어 모델 수준까지 바짝 추격했다”며 “AI 성능은 단순한 규모의 문제를 넘어 아키텍처와 효율적인 학습 방식의 문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엔비디아가 오픈웨이트만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모델의 아키텍처, 소스코드, 데이터셋, 웨이트, 오픈소스 코드까지 공개하는 진정한 의미의 오픈소스를 지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4일 생애 첫 엑스(X) 게시물에서 “개방형 모델은 첨단 AI를 더욱 접근할 수 있게 하고, 수용할 수 있게 하며, 널리 보급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중요한 기반이 된다”며 오픈웨이트 모델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날 AI 학습 데이터셋의 출처와 계보를 추적한 AI 자재명세서(AI BOM)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이홍락 LG AI연구원장은 “모델 성능을 높이는 것보다 신뢰 구축이 훨씬 어렵다”며 “특히 AI 학습에 활용되는 오픈 데이터의 투명성은 생각보다 덜 정립돼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에 따르면 LG AI연구원은 상업적으로 사용 가능한 라이선스를 가진 3000개의 데이터셋을 수집한 뒤 명시된 표기를 믿고 모든 출처를 끝까지 추적했다. 그 결과 605개만이 실제로 안전한 데이터로 확인됐다. 나머지 80%는 연구용이거나 사용불가로 표시된 출처와 얽혀 있었다.

이에 LG AI연구원은 데이터셋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AI 에이전트를 개발했다. 엑사원 3.5 기반의 데이터 컴플라이언스 솔루션 ‘넥서스’는 오픈 데이터의 위험성을 자동으로 분석하고 위험 등급을 평가해 AI 모델 개발과 도입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9월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이 원장은 “블랙박스인 AI에 대한 신뢰는 아키텍처, 파라미터와 가중치, 학습 데이터셋 등 세 가지 축으로 유지된다”며 “진정한 개방성을 위해선 계보를 끝까지 추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국가 AI 이니셔티브로서 ‘K-AI BOM’을 LG AI연구원과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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