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 이 자리에서 보세요" [엔터로그]

입력 2026-08-11 17:0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우리가 사랑하는 스타와 인기 콘텐츠, 그 이면의 맥락을 들여다봅니다. 화려한 조명 뒤 자리 잡은 조용한 이야기들. '엔터로그'에서 만나보세요.

▲영화 '오디세이' 공식 스틸컷. (사진제공=유니버설 픽쳐스)
▲영화 '오디세이' 공식 스틸컷. (사진제공=유니버설 픽쳐스)

용아맥 G열, 취소표 잡았습니다

요즘 극장가에서는 영화 관람도 '피켓팅(피 튀기는 티켓팅)'입니다. 스크린X나 아이맥스 같은 특별관 예매 오픈 시간을 기다리고, 이 중에서도 이른바 '명당'은 웃돈까지 붙어 거래되는 모습인데요.

현재 상영 중인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와 '오디세이'가 대표적입니다. 특별관 포맷부터 지점까지 꼼꼼하게 따지고 드는 관람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죠. 같은 작품을 상영관만 바꿔 여러 번 관람하는 이들도 적지 않고요.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이 좌석에서 봐야 제맛"이라며 '명당'을 추천하는 관객들도 숱합니다. 관객들은 영화를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최상의 체험'을 찾아 극장으로 향하는 모습이죠.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공식 스틸컷. (사진제공=소니픽처스코리아)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공식 스틸컷. (사진제공=소니픽처스코리아)

스파이더맨·오디세이 날개 달았다…특별관의 묘미

지난달 29일 개봉한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개봉 13일 만인 10일 누적 관객 6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5일 개봉한 '오디세이'는 6일 만에 200만 관객을 넘어섰는데요. 1690만 관객을 동원한 올해 최고 흥행작 '왕과 사는 남자'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전작 '오펜하이머'보다 6일 더 빠른 속도라 눈길을 끌죠.

두 작품의 흥행에는 일반관과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특별관도 힘을 보탰습니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개봉 첫 주말 스크린X와 4DX 등 특별관에서 90%가 넘는 객석률을 기록했는데요. 특히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만 볼 수 있는 4면 스크린X는 200석 규모의 전 회차가 매진될 정도로 관심을 끌었죠.

작품은 할리우드 최초로 '숏 포 스크린X(Shot for SCREENX)' 방식을 적용했습니다. 완성된 영상을 스크린X 포맷에 맞게 구성한 게 아니라, 제작 단계부터 스크린X 상영을 염두에 두고 CJ 4DPLEX와 함께 설계한 겁니다.

약 90분 분량이 정면과 양옆 벽면을 활용한 270도 화면으로 펼쳐집니다. 스파이더맨이 뉴욕 빌딩 사이를 활공하거나 고공에서 떨어지는 주요 장면에서는 영상이 천장까지 확장될 수 있는데요.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시그니처인 '웹스윙'의 속도감과 개방감도 두드러집니다. 4DX의 경우 모션체어와 진동, 바람 등 환경 효과를 더해 웹스윙의 속도와 낙하감을 직접 느끼도록 했습니다.

'오디세이'는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전 장면을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로 촬영했습니다. 이때 사용된 필름의 길이는 약 640㎞에 달하는데요. 서울에서 부산까지 고속도로 거리(약 400㎞)를 훌쩍 넘기는 길이입니다.

약 18K의 해상도를 자랑하는 아이맥스 필름은 현존하는 최고 화질로 꼽히는데요. 일반 필름보다 넓은 면적에 빛과 색, 인물의 표정과 자연의 질감까지 촘촘하게 담아 대형 스크린으로 확대해도 세부 표현이 선명하게 유지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에 대형 스크린에 걸린 '오디세이'에서도 바다와 절벽, 돛대가 생생하게 구현되며 거대한 세계가 실감 나게 펼쳐집니다. 거센 파도가 밀려오는 장면에서는 물결의 높이와 깊이가 강조되고, 전투 장면에서는 인물과 배의 움직임을 한눈에 볼 수 있는데요. 관객이 오디세우스의 여정을 멀리서 바라보는 게 아니라 배에 함께 올라탄 듯한 몰입감을 주는 겁니다.

▲영화 '오디세이' 공식 스틸컷. (사진제공=유니버설 픽쳐스)
▲영화 '오디세이' 공식 스틸컷. (사진제공=유니버설 픽쳐스)

용아맥·용포프·용포디…영화관 명당을 찾아서

특별관 인기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습니다. '용아맥'은 CGV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 '용포디'는 같은 극장의 4DX관을 뜻하는데요. '용포프'는 용산 4DX관의 프라임석을 따로 부르는 말입니다. 같은 극장 안에서도 어떤 좌석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관람 경험이 달라지는 만큼 관객들은 극장과 좌석을 세분화해 일컫는 모습이죠.

'오디세이' 관객들이 용아맥을 찾는 이유는 거대한 화면이 주는 압도감에 있습니다. 용아맥도 4K 디지털 상영관이라 아이맥스 70㎜ 필름 상영관의 최대 18K 영상을 볼 수는 없지만, 놀런 감독이 찍은 1.43:1의 화면비를 오롯이 반영하는 유일한 극장으로 꼽힙니다.

명당으로는 주로 G~I열 정중앙 좌석이 거론됩니다. 너무 앞에서는 화면 전체를 한눈에 보기 어렵고, 뒤로 갈수록 아이맥스 특유의 압도감이 줄어든다는 이유에서인데요. 중앙에 가까울수록 화면의 좌우 왜곡이 적고 소리도 균형 있게 들린다는 평가입니다. 이에 일부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정상가 2만원 안팎인 티켓이 한때 장당 8만~11만원에 올라오기도 했죠.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어떤 효과를 원하는지에 따라 선택이 나뉩니다. 스크린X에서는 뉴욕의 빌딩 숲이 양옆과 천장까지 펼쳐지며 스파이더맨과 함께 도심을 날아다니는 듯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는데요. 화면 전체를 편하게 보려는 관객들은 비교적 뒤쪽 자리를 선호합니다.

웹스윙의 움직임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면 용포디, 그중에서도 용포프가 인기입니다. 프라임석은 의자가 단순히 앞뒤로 흔들리는 데 그치지 않고 좌우로 크게 움직이며 방향을 틀어주는데요. 스파이더맨이 급강하하거나 건물 사이를 휘돌 때 몸이 함께 쏠려 놀이기구를 타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전언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관객에게 용포프가 정답인 건 아닙니다. 일반석의 짧고 거친 움직임을 더 짜릿하게 느끼는 이들도 있고, 화면을 한눈에 담기 위해 모션보다 좌석 위치를 우선하는 관객도 있는데요. 온라인상에서는 취향에 따른 추천과 명당을 위한 '꿀팁'이 세분화돼 공유되고 있습니다.

같은 4DX라도 지점에 따라 체감 강도도 다릅니다. 용산과 여의도는 비교적 강한 움직임으로 이름났지만, 다른 시설과 맞닿아 있는 일부 지점은 진동과 모션 강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관객들은 화면에 압도될지, 직접 날아다니는 듯한 움직임을 즐길지 따져 자신에게 맞는 극장과 좌석을 찾아 나서고 있습니다.

▲그룹 투어스의 '러쉬 로드' 포스터. (사진제공=AMAZE)
▲그룹 투어스의 '러쉬 로드' 포스터. (사진제공=AMAZE)

영화에 공연까지…'특별 경험' 파는 극장

특별관 인기는 수치로도 확인됩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아이맥스와 4D, 스크린X 등 특수상영 매출은 45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6.3% 증가했습니다. 관객 수도 49.0% 늘어난 285만 명을 기록했는데요. 전체 극장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9%까지 높아졌습니다.

매출 증가율이 관객 증가율을 웃도는 점도 눈에 띕니다. 전체 극장 관객 규모는 여전히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지만, 볼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작품에는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선택적 소비가 확산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극장 입장에서도 특별관은 관객 한 명이 한 번 방문할 때 발생하는 매출을 높이는 수익원으로 통합니다.

체험을 앞세운 극장의 전략은 영화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K팝 콘서트 실황과 공연 생중계, 가상현실(VR) 콘서트도 잇달아 극장으로 향하고 있는데요. VR 콘서트는 관객이 극장 좌석에서 개별 헤드셋을 착용해 아티스트를 눈앞에서 만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특수관과 구현 방식은 다르지만 집에서는 누리기 어려운 몰입감과 팬들이 함께 응원하는 현장감을 제공한다는 매력은 궤를 같이하죠.

이러한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3월 메가박스에서 공개된 그룹 투어스(TWS)의 VR 콘서트 '러쉬 로드(RUSH ROAD)'입니다. 단일 상영관에서 누적 관객 4만 명, 평균 좌석 점유율 81%를 기록하며 K팝 VR 콘서트 최고 성적을 썼는데요. 실제 공연에서는 확보하기 어려운 가까운 시야에 팬들이 함께 응원법을 외치고 함성을 더할 수 있다는 점이 몰입감을 높이며 N차 관람을 유도했죠.

요즘 극장이 판매하는 건 영화 한 편보다 '이곳에서만 가능한 경험'에 가깝습니다. 모든 작품이 특별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언제 어디서나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시대에 관객을 집 밖으로 움직이게 하는 힘은 분명한데요. 같은 콘텐츠도 어떻게 보고, 느끼고, 함께 즐기게 하느냐가 극장의 핵심 경쟁력이 된 모습입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한화는 오스탈 인수, HD현대는 기술 이식…조선 양강 마스가 속도
  • “10년 전 대출도 갚으라니”…세금·대출에 다주택자 버티기 임계점
  • 단독 ‘북한군 배치’ 보로네시에 러시아 특수부대도 연내 주둔
  • "'오디세이', 이 자리에서 보세요" [엔터로그]
  • '증조부 친일 의혹' 배우 하영의 스불재
  • 커피 더 팔리는데⋯한숨 깊어진 사장님 [커피공화국의 명암]
  • 성인 과반 "비만치료제 무료여도 사용 안 한다" [데이터클립]
  • 현대차 노조, 휴가 끝나자 파업 확대…12일부터 최대 6시간 부분파업
  • 오늘의 상승종목

  • 08.1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0,328,000
    • -0.93%
    • 이더리움
    • 2,661,000
    • -0.75%
    • 비트코인 캐시
    • 300,900
    • -0.56%
    • 리플
    • 1,418
    • -2%
    • 솔라나
    • 107,000
    • -0.65%
    • 에이다
    • 264
    • -4.35%
    • 트론
    • 473
    • +1.28%
    • 스텔라루멘
    • 227
    • -1.3%
    • 비트코인에스브이
    • 20,020
    • -1.14%
    • 체인링크
    • 12,190
    • +4.46%
    • 샌드박스
    • 57.27
    • -2.6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