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시행에 따른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해 노동쟁의가 가능한 사안과 그렇지 않은 사안을 가르는 구체적인 기준 마련을 고용노동부에 재차 지시했다. 성과급과 공장 신설·이전 등 기업의 경영상 판단까지 노동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노사 현장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는 구체적인 지침 마련을 주문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노란봉투법에 의한 쟁의 대상인지 아닌지에 대해 명확한 규정, 예를 들면 사례 같은 것을 명확하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김 장관이 “행정해석으로 이미 다 내렸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해석은 다를 수 있지 않으냐”며 “노동부의 의견으로 이렇게 해석하는 게 맞다고 하는 것과 어떤 경우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다르다”고 했따.
그러면서 기업의 공장 입지 결정 등 경영상 판단을 둘러싼 쟁의 가능성을 구체적인 사례로 들었다.이 대통령은 “‘어디에 회사 공장을 만든다’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안 된다고 저번에 말씀하셨는데, 그런 것을 명확하게 규정해 달라는 요구가 있더라”며 “나름 일리가 있는 주장인데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
김 장관이 시행규칙 마련 과정에서 법률의 위임 규정 문제를 거론하자 법률에 명시적인 위임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정부가 세부 시행 기준을 만들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법률의 시행에 필요한 세부 사항을 정하는 것은 헌법이 정한 행정부의 권한”이라며 “법률의 위임이 없으면 못 하는 게 아니고 법률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 법의 시행을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노동부는 당초 별도의 시행규칙을 두기보다는 기존 행정해석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이날 단순한 유권해석을 넘어 쟁의 대상 여부를 가를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 마련을 주문하면서 시행규칙이나 행정지침 등 추가적인 제도 정비가 뒤따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각 부처가 정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법률 개정에 의존하는 관행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너무 국회에 의존하다 보니 국회 업무도 과다하다”며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시행지침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것들을 다 법 개정으로 하려고 하니 국회에 개정해야 할 법이 만 건이 넘고 일이 안 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꼭 필요한 것만 법률로 하도록 다른 부처도 마찬가지로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