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 대형 관람차 ‘타임 라이더’에서 빈 객차 하나가 궤도를 이탈해 아래로 떨어졌다. 떨어진 객차는 다행히 비어 있었지만 운행 중이던 다른 객차와 충돌해 그 안에 타고 있던 관람객 5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인 이틀 뒤엔 롤러코스터 ‘드라켄’이 급강하 직전 궤도 위에서 갑자기 멈춰 섰다. 24명의 승객을 태운 채였다. 자칫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뻔한 순간이었다.
공교롭게도 이번 사고는 처음이 아니다. 같은 롤러코스터에서 2018년, 2022년, 2023년에도 열차가 궤도 위에서 멈춰 승객들이 수십 분씩 대기하다 구조된 전력이 있다. 한 시설에서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되풀이된다는 것은 우연이나 불운으로 넘길 문제가 아니다. 설비의 노후화든 정비 체계 허점이든 구조적 원인이 방치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어야 한다.
놀이기구는 태생적으로 사람의 몸을 빠르게 움직이고 높이 띄우는 기계다. 이용자가 느끼는 짜릿함은 곧 위험의 크기와 비례한다. 그래서 국내외를 막론하고 사고는 끊이지 않아 왔다. 국내에서도 2008년 에버랜드에서 보수 작업 중이던 작업자가 롤러코스터에 치여 숨졌고 2019년에는 한 놀이공원 롤러코스터가 출발 직후 승객을 매단 채 추락한 사고가 있었다. 2012년부터 2019년까지 7년간 전국 유원시설에서 109건의 사고로 9명이 숨지고 100명이 다쳤다는 국회 제출 자료도 있다.
이런 사고들이 주는 교훈은 분명하다. 놀이기구 사업은 결국 ‘통제된 위험’을 판매하는 사업이라는 것이다. 짜릿함은 상품이지만 그것이 실제 위해로 번지지 않도록 겹겹이 안전장치를 세우는 일은 사업자의 의무다. 국내에서는 관광진흥법에 따라 유기시설·유기기구가 허가 전 검사와 정기검사, 재검사를 받도록 하고 10년 이상 노후 기구는 반기별 1회 검사를 받게 되어 있다. 검사 결과가 부적합으로 판정되면 즉시 운행 중지를 명령하도록 되어 있다. 제도의 틀 자체는 촘촘하다. 문제는 이 틀이 현장에서 실제로 얼마나 엄격하게 작동하느냐다.
하나의 사고가 났다면 관리 주체가 운영하는 유사 연식 시설 전체를 재점검 대상으로 삼는 것이 원칙이어야 한다. 안전장치가 작동해 사고를 막았다는 설명에 안주하는 순간 다음 사고의 씨앗이 자란다.
이제 바뀌어야 할 것은 분명하다. 첫째, 반복 결함이 있는 기구는 검사 주기를 단축하고 부품 교체 이력을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 둘째, 사고가 나면 동일 계열·연식 시설 전체를 함께 점검하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 셋째, 이용객이 특정 놀이공원과 기구의 사고 이력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넷째, 안전요원의 신속한 대응은 마지막 방어선일 뿐 정상적인 운영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되며 자동 시스템의 오작동 빈도 자체를 낮추는 근본적 정비가 우선이어야 한다.
놀이공원의 본질은 즐거움이지만 그 즐거움은 안전이라는 토대 위에서만 지속 가능하다. 놀이기구에 오르는 순간 우리는 몸의 통제권을 온전히 기계와 그것을 관리하는 사람들에게 맡긴다. 그 신뢰가 배신당하지 않도록 만드는 일이야말로 유원시설업의 존재 이유다. 짜릿함을 팔기 전에 안전을 증명하는 것, 그것이 이번 여름 놀이공원들이 다시 새겨야 할 원칙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