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회담서도 거론…해수부 "국민 건강·안전 최우선"

8일 정부와 CPTPP 협정문 등에 따르면 협정 제7장은 식품 안전과 동식물 검역을 다루는 SPS 규정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제7.7조는 질병이나 병해충 발생 등을 국가 전체가 아닌 지역별 상황에 따라 평가하는 '지역적 조건에 대한 적응'을 규정한다.
특정 국가 일부 지역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지역의 안전성이 인정된다면 국가 전체를 일률적으로 규제하기보다 지역별 위험도를 반영해 검역조치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CPTPP 가입으로 국가 단위 수입규제가 곧바로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협정은 세계무역기구(WTO) SPS 협정에 따른 회원국의 권리와 의무를 재확인하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검역조치를 취할 권리를 인정한다. 대신 검역조치에는 과학적 근거와 위험 분석 등이 요구된다.
한국은 2013년 9월부터 후쿠시마를 비롯해 아오모리·이와테·미야기·이바라키·도치기·군마·지바 등 일본 8개 현의 모든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일본은 이 조치가 부당하다며 2015년 한국을 WTO에 제소했다. 한국은 2018년 1심에서 일부 패소했지만 2019년 상소기구가 핵심 쟁점에서 패널 판정을 뒤집으면서 규제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일본산 수산물 문제는 올해 정상외교 무대에도 올랐다. 지난 1월 일본 나라현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에서는 한국의 CPTPP 가입 문제와 함께 일본산 수산물 수입규제가 논의됐다. 당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일본 측에서 식품 안전성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고 밝혔다.
CPTPP 가입과 일본산 수산물 문제가 같은 정상회담에서 다뤄진 만큼 가입 절차가 본격화하면 수입규제 완화 문제가 한일 간 통상 현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CPTPP 신규 가입에는 일본을 포함한 기존 회원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각국이 도입한 일본산 식품 수입규제의 철폐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해양수산부는 현행 수입규제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해수부는 그동안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 아래 후쿠시마산 수산물의 국내 수입은 없다고 강조해왔다.
관건은 CPTPP 체제에서도 현행 검역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느냐다. 일본이 특정 지역이나 품목의 안전성을 근거로 규제 완화를 요구할 경우 정부가 현행 조치의 필요성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해야 할 부담도 커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