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목적 입국 비자 제한 강화
외국공관·적성국 부모 자녀도 대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자녀의 미국 시민권 취득을 목적으로 한 이른바 ‘원정출산’을 차단하는 조치에 나섰다. 외국 대사 등 외교공관 관계자의 자녀에 대한 자동 시민권 부여도 제한한다. 출생시민권을 제한하려던 기존 행정명령이 연방대법원의 제동으로 무산되자, 불과 한 달 만에 적용 대상을 좁히는 방식으로 재도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이민 관련 행정명령 두 건에 서명했다.
첫 번째 행정명령은 미국에 체류하는 동안 출산할 목적으로 비자를 받으려는 방문객에 대한 제한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른바 ‘원정출산(birth tourism)’이라고 부르는 관행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다. 또 부모가 시민권을 취득하기 위해 사기 행위를 한 경우에도 그 자녀의 출생시민권을 취득을 막기로 했다.
두 번째는 연방 정부가 테러단체로 지정한 조직이나 적성국, 외국 정부를 대표하는 대사관ㆍ공관의 직원 자녀를 자동 시민권 부여 대상에서 제외하는 조치도 포함됐다.
출생시민권 제한 행정명령이 연방대법원의 제동으로 무산되자 적용 범위를 좁힌 우회로를 택해 정책 기조를 이어가는 동시에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핵심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우리가 연방대법원에서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불행히도 우리는 매우 부당한 잘못된 판결을 받았다”면서 “그 때문에 우리나라가 피해를 보고 있으며,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이를 끝내려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연방대법원은 6월 미국에 불법 체류하거나 일시적으로 체류하는 사람에게서 태어난 자녀는 미국 시민이 아니라고 선언하려던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를 기각하고, 출생시민권을 폭넓게 인정하는 기존 원칙을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두 번째 임기 취임 첫날 미국에 불법 체류하거나 일시적으로 체류하는 사람에게서 태어난 자녀는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하도록 출생시민권 금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러자 트럼프 행정부는 곧바로 소송에 휘말렸다. 반대 측은 해당 행정명령이 남북전쟁 이후 채택된 수정헌법 제14조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수정헌법 제14조는 극히 제한적인 예외를 제외하고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연방대법원은 6월 30일 수정헌법 14조에 따라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할 수 있다면서 출생시민권을 폭넓게 인정하는 기존 원칙을 6대 3의 표결로 유지, 트럼프의 행정명령을 무효화했다.
출생시민권 문제가 이미 오래전에 법적으로 확립된 사안이라고 여겨온 많은 이민자 권익 옹호자와 법률 전문가에게는 6대 3이라는 표결 결과조차 예상보다 팽팽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