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적 부실 대출 10조…은행 건전성 '시한폭탄' 커졌다

입력 2026-08-0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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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대출 추정손실 9809억…전체의 81% 차지
일부 거액 여신 부실에 중기·소상공인 연체 부담 겹쳐
은행권, 심사·모니터링 강화…취약 차주 자금난 우려

은행권의 ‘부실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5대 은행의 잠재 부실 대출이 석 달 만에 9000억원 넘게 불어나며 10조원을 돌파했다. 아직 공식 부실채권은 아니지만 5개 은행에서 동시에 증가했다는 점에서 경고음이 작지 않다. 경기 부진과 금리 상승을 버티지 못한 기업·자영업자의 대출이 실제 부실로 넘어가면 은행의 충당금 부담과 대출 문턱을 함께 높여 실물경제의 자금줄까지 조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올해 2분기 말 요주의여신은 총 10조2177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말 9조3163억원에서 불과 석 달 사이 9014억원(9.7%) 급증했다. 지난해 2분기 말 9조6701억원과 비교해도 5476억원(5.7%) 늘었다.

요주의여신은 원리금 상환이 지연되거나 차주의 상환 능력이 약화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한 대출이다. 아직 부실채권(NPL)은 아니지만 통상 연체 기간이 90일을 넘기거나 회수 가능성이 더 떨어지면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된다. 향후 은행권 부실의 규모와 방향을 보여주는 선행지표인 셈이다.

은행별 잔액은 하나은행이 2조477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농협은행 2조1866억원, KB국민은행 1조9184억원, 우리은행 1조8364억원, 신한은행 1조7991억원 순이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5대 은행 모두 요주의여신이 늘었다. KB국민은행이 2557억원(15.4%) 증가해 폭이 가장 컸고 농협은행 1964억원(9.9%), 하나은행 1912억원(8.4%), 우리은행 1590억원(9.5%), 신한은행 992억원(5.8%) 순으로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신한은행이 3371억원(23.1%) 늘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KB국민은행은 2697억원(16.4%), 농협은행은 1075억원(5.2%) 증가했다. 반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1040억원(5.4%), 626억원(2.5%) 감소했다.

금융권은 내수 회복 지연과 금리 상승으로 기업과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이 커진 결과로 보고 있다. 은행들이 경기 전망과 차주의 현금흐름을 보수적으로 평가하면서 기존 정상여신을 요주의로 재분류한 영향도 일부 반영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수 경기 회복이 늦어지면서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요주의여신이 증가하고 있다”며 “취약 업종과 차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주의여신이 부실채권으로 전이되면 은행은 손실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 수익성과 자본 여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신규 대출과 만기 연장 심사가 강화돼 자금 사정이 어려운 기업과 자영업자가 다시 타격을 받는 악순환으로 번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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