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성북, 국민평형 절반 이상 9억 초과

서울 외곽에서 실수요자의 현실적인 접근선으로 여겨져 온 9억원 이하 '국민평형' 아파트가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강남에서 시작된 집값 오름세가 서울 전역으로 번지면서 외곽에서도 9억원을 넘는 거래가 늘고 있어서다. 국민평형 가격이 20억원 안팎까지 치솟는 모습도 나타난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해 보면 올해 1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전용면적 59~85㎡ 아파트는 총 2만7903건이다. 이 가운데 노원·도봉·강북·금천·관악·구로·성북·중랑·강서 등 외곽 9개 자치구 거래는 1만2733건으로 전체의 45.6%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9.4%)보다 16.2%포인트(p) 늘어난 수치다.
외곽으로 거래가 몰리면서 가격대도 높아졌다. 외곽 9개 구 국민평형 거래 가운데 9억원 이하 비중은 지난해 77.3%에서 올해 68.0%로 9.3%p 축소됐다. 지난해에는 10건 중 2건가량이던 9억원 초과 거래가 올해는 3건 중 1건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최근 서울 외곽에서는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성북구와 강북구, 구로구, 강서구 등 비강남권 주요 단지에서는 국민평형 최고가 거래가 잇따랐고 일부 단지는 처음으로 20억원 안팎에 거래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전용 84㎡는 최근 20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런 신고가 거래는 주변 시세와 호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외곽의 상승세는 통계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5% 오르며 상승세를 지속했다. 특히 중랑구(0.53%), 노원구(0.46%), 성북구(0.39%), 강북구(0.33%) 등 강북권과 금천구(0.35%), 구로구(0.30%) 등은 서울 평균을 웃도는 오름폭을 나타냈다.
자치구별로 보면 관악구의 9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관악구의 9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지난해 72.1%에서 올해 48.3%로 23.8%p 낮아졌다. 성북구는 67.1%에서 48.7%로 18.4%p 줄었고 강북구는 96.5%에서 81.1%, 강서구는 55.6%에서 44.4%로 떨어졌다. 이들을 포함한 외곽 9개 자치구 모두 9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축소됐다.
이 같은 변화는 서울 전체 거래가 줄어드는 가운데 외곽으로 수요가 집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서울 전체 국민평형 거래는 지난해 3만5571건에서 올해 2만7903건으로 줄었지만 외곽 9개 구 거래는 1만443건에서 1만2733건으로 오히려 늘었다. 대출 규제와 집값 급등으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외곽으로 실수요가 몰렸고 이 과정에서 외곽의 9억원 초과 거래 비중도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미국 IAU 교수)은 "외곽은 호가가 꾸준히 오르는 분위기라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세제 개편안도 1주택자나 무주택자에게 직접적인 부담을 주는 방향은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외곽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