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상비약 약국 대체 아니다…최소한의 사회안전망”[안전상비약 갑론을박③]

입력 2026-08-05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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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화 안전상비약시민네트워크 위원장 “안전성과 접근성은 대립 아닌 균형의 문제”

▲김연화 안전상비약시민네트워크 위원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김연화 안전상비약시민네트워크 위원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안전상비의약품은 약국을 대신하려는 제도가 아닙니다. 심야나 공휴일처럼 약국 이용이 어려운 시간에 국민이 최소한의 의약품을 구할 수 있도록 만든 사회안전망입니다.”

김연화 안전상비약시민네트워크 위원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를 두고 “약을 더 많이 팔자는 것이 아니라 국민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라며 “안전성과 의료 접근성을 대립시키기보다 국민 입장에서 균형 있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2012년 시작된 안전상비약 제도는 14년 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안전상비의약품은 약사법상 최대 20개 품목까지 지정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현재 실제 판매되는 품목은 11개에 불과하다”며 “도입 당시 13개 품목으로 시작했고, 2022년 국내 생산이 중단된 품목이 발생했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보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를 거치며 국민의 생활환경과 의료 이용 행태는 크게 달라졌는데도 제도는 10년 넘게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며 “국민이 원하는 것은 무분별한 확대가 아니라 현재 품목이 여전히 적절한지 점검하고 시대 변화와 수요에 맞게 보완해 달라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소비자단체가 주장하는 품목 확대는 안전을 포기하자는 의미가 아니라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소비자단체 역시 의약품 안전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의약품 유통에 누구보다 민감한 것이 소비자단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안전성과 편의성을 대립시키는 방식은 국민 입장에서 아쉽다”며 “안전상비의약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안전성과 약효를 확인한 일반의약품 가운데 소비자가 스스로 사용할 수 있는 품목만 지정하는 제도인 만큼 논의의 초점은 확대 여부가 아니라 어떤 품목을 어떤 안전장치와 함께 허용할 것인지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약사회가 고령층과 다제약물 복용 증가를 이유로 복약지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에 대해 “복약지도는 당연히 중요하다”면서 공감을 표했다. 김 위원장은 “안전상비의약품은 약국을 대체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라 약국 이용이 어려운 시간과 상황을 보완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이라며 “고위험군은 주의 문구를 강화하고 위험도가 높은 품목은 제외하는 방식으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4년간 제도의 효과는 이미 입증됐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평가다. 그는 “국민이 이 제도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약국이 문을 닫은 시간에 갑자기 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밤에 열이 나거나 공휴일에 소화불량이나 통증이 생겼을 때 가까운 곳에서 기본적인 약을 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국민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도가 오랫동안 유지됐고 이상반응 보고 사례도 없었으며 구매 경험도 꾸준히 늘어난 것은 안전상비의약품의 필요성과 제도의 유효성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덧붙였다.

품목 확대와 함께 안전관리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도 12세 미만 판매 금지와 1회 1개 판매, 판매자 교육 등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다”며 “복용법과 성분, 금기사항을 소비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표시체계를 개선하고, 정부도 품목 확대 이후 이상사례와 소비자 불편을 주기적으로 점검해 필요하면 추가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김 위원장은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는 단순히 약을 더 많이 팔자는 것이 아니라 국민 생활에 실제 도움이 되는 제도를 시대 변화와 국민 수요에 맞게 개선하자는 것”이라며 “정부와 관련 단체들이 국민의 선택권과 건강권을 균형 있게 고려해 안전한 품목 선정과 관리체계 강화 방안을 함께 마련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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