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문학이 일본 미스터리 문학을 대표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별세를 애도하고, 작품 31편을 우리말로 옮긴 양윤옥 번역가의 추도문을 공개했다. 양 번역가는 “그가 남긴 106편의 작품 중 31편을 우리말로 옮기며 거장의 고뇌와 기쁨, 때로는 그 호쾌한 장난기의 숨소리를 감지할 수 있어서 참으로 큰 영광이었다”고 고인을 기렸다.
30일 현대문학에 따르면, 최근 양 번역가는 추도문 ‘호쾌한 히가시노 게이고를 기리며’를 통해 고인과 작품으로 맺은 시간을 회고했다. 그는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뜻밖의 부보에 애석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적었다. 이어 “그를 사랑한 독자들의 밀려드는 애도의 마음이 어쩌면, 분명, 어딘가에 가닿지 않을까”라며 독자들의 슬픔도 함께 전했다.
추도문에는 양 번역가가 편집부와 함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가가 형사 시리즈’, ‘라플라스 시리즈’, ‘매스커레이드 시리즈’를 작업한 기억이 담겼다. 짧은 대화와 작은 눈빛, 몸짓, 움직임으로 장면을 보여주는 문장에 주목했다. 속도감 있는 전개와 치밀한 복선, 인간적인 깊이와 온기를 놓치지 않는 결말도 작품의 특징으로 꼽았다.
양 번역가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가 참혹한 악을 다루는 방식 대신,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인물들의 선의로 악을 밝혀내는 데 집중했다고 평가했다.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부담 없이 읽게 했고, 오랫동안 가슴에 남는 작품으로 독자의 지평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고 돌아봤다.
작품 밖에서 드러난 히가시노 게이고의 활달한 모습도 소개했다. 그는 학생 시절부터 양궁을 했고 야구 해설 게스트로 출연했다. 스키점프를 다룬 ‘조인계획’과 설산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쓸 정도로 겨울 스포츠에도 조예가 깊었다. 직접 ‘스노보드 마스터즈’ 대회를 주관하고 활강을 즐긴 일화도 담겼다.
추도문 끝에서 양 번역가는 “여전히 왕성한 활동으로 어떤 신작이 나올지 지켜보던 중에 날아온 부보에 황망할 따름이지만, 이제 그의 기나긴 노고에 가만히 인사를 건넬 수밖에 없다”고 썼다. 이어 “한평생 독자를 위해 복무해 온 그의 책들이 나미야 잡화점의 빨간 우체통에 기적처럼 오래도록 남아 있으리라 믿는다”고 추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