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도 비트렉스 연동으로 1위…두나무·네이버 ‘다음 시장’ 대비
빗썸, 복수 사업자와 지분 투자 논의…대주주 규제가 변수

세계 최초로 가상자산 무기한 선물을 선보인 비트멕스가 후발주자에게 시장 주도권을 내준 상태에서 운영 종료를 결정했다. 국내에서도 후발주자로 출발한 업비트가 기존 1위를 제치고 시장 판도를 바꾼 전례가 있다. 금융·플랫폼 결합과 신규 상품 도입이 경쟁 축으로 떠오르면서 원화거래소 구도가 다시 재편될지 주목된다.
27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무기한 선물 시장을 개척한 글로벌 거래소 비트멕스가 9월 운영을 종료한다. 비트멕스는 2016년 만기 없이 최대 100배 레버리지를 제공하는 최초의 비트코인 무기한 선물을 출시했다. 무기한 선물은 이후 핵심 상품으로 성장했지만 시장의 중심은 바이낸스와 OKX 등으로 이동했다. 하이퍼리퀴드 등 탈중앙화거래소(DEX)까지 경쟁에 가세하면서 비트멕스의 시장 영향력은 줄었다.
시장을 선점한 거래소도 상품 확대와 이용자 확보에서 앞선 후발주자에게 밀릴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24시간 국내 원화거래소 거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업비트 역시 기존 선두를 끌어내린 후발주자였다. 2017년 출범 당시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렉스와 제휴해 BTC·ETH·USDT 마켓을 연동하고 115개 가상자산과 171개 마켓을 제공하며 1위로 올라섰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는 거래 상품이 현물 중심이어서 유동성이 많은 사업자로 이용자가 몰리는 현재 구도가 쉽게 흔들리기 어렵다. 그러나 법인·기관 거래와 스테이블코인, 실물연계자산(RWA)·토큰증권(STO) 등이 제도권에 편입되면 경쟁의 중심이 현물 거래량에서 금융상품 개발 역량과 플랫폼 기반, 규제 대응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
이 같은 경쟁축 변화에 대비한 행보가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주식교환이다. 두나무의 원화 유동성과 네이버의 플랫폼·결제망을 결합해 다음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4일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의 권고로 대주주 적격성 부담도 일부 줄었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지연으로 거래 종결 시점은 6월 30일에서 12월 31일로 밀렸다. 디지털자산기본법상 대주주 지분 제한도 변수로 남는다.
현재 업비트의 선두를 직접 위협할 가장 유력한 거래소로는 빗썸이 꼽힌다. 빗썸은 경쟁 거래소 가운데 유일하게 확고한 2위 점유율과 의미 있는 원화 유동성을 확보했다. 금융사나 플랫폼 기업과 결합해 새로운 상품과 고객 기반을 확보한다면 업비트와 경쟁할 기본 체력을 다지게 될 것이라는 평가다.
외부 대형 기업과의 결합이 확정되지 않은 사실상 유일한 대형 원화거래소라는 점도 선택지를 넓힌다. 현재 키움증권 등 복수의 사업자와 지분 투자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대주주 지분 규제를 지켜본 뒤 제휴 대상과 거래 구조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먼저 움직이지 않은 것이 오히려 후발주자의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한편 미래에셋컨설팅은 코빗 지분 97.15%를 확보해 ‘디지털X’로 재편했고, 한국투자증권과 OKX벤처스는 코인원 지분을 각각 20% 확보했다. 거래소들은 경쟁의 중심이 현물 거래량에서 금융·플랫폼 결합으로 이동하는 상황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모멘텀이 왔을 때 얼마나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느냐에 따라 거래소 시장에 지각변동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