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폭우 한국 온다고?…'물폭탄' 장마 언제까지 [이슈크래커]

입력 2026-07-2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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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장마 예상…장마 종료와 중국 폭우 정체전선 예측까지


▲2026년 장마 예상…장마 종료와 중국 폭우 정체전선 예측까지 (출처=기상청 날씨누리)
▲2026년 장마 예상…장마 종료와 중국 폭우 정체전선 예측까지 (출처=기상청 날씨누리)


호우, 더위, 폭우, 폭염.

정말 지겹도록 반복되는 2026년 여름입니다. 심지어 이 좁은 한반도에서 한쪽은 폭우, 한쪽은 폭염이라는 어지러운 기상지도가 펼쳐지곤 하는데요. 이 지겨운 반복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그저 답답하죠.

기약없는 두려움은 주변 나라에서 들려오는 ‘물폭탄’ 소식도 한몫하는데요. 중국 남부에서 시작된 폭우가 화북과 동북 지역까지 번지면서 ‘혹시?’ 하는 우려가 나온 겁니다. 중국에서는 한 달 가까이 폭우와 홍수, 산사태가 이어졌고 우리나라 중부지방에도 연일 장맛비가 쏟아지고 있죠. 그렇다면 이 중국의 폭우가 그대로 국경을 넘어오는 걸까요?


▲12일(현지시간) 공개된 소셜미디어 영상에서 중국 허베이성 청더의 한 도로에 세워진 차량들이 불어난 물에 휩쓸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공개된 소셜미디어 영상에서 중국 허베이성 청더의 한 도로에 세워진 차량들이 불어난 물에 휩쓸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남부부터 화북까지…한 달 가까이 이어진 중국 폭우

중국의 비 피해는 이달 초 남부에서 시작됐습니다. 제10호 태풍 ‘마이삭’이 3~5일 광시좡족자치구를 통과하면서 61개 관측 지점의 강수량이 역대 기록을 넘어선 건데요.

마이삭이 약해진 뒤에도 태풍과 서남계절풍이 남중국해의 수증기를 끌어올리면서 비는 계속됐습니다. 이동 속도까지 느려진 마이삭은 열대폭풍 이상의 세력을 유지한 채 광시에 약 26시간 머물렀는데요. 6일 기준 59개 하천의 81개 관측 지점이 경계수위를 넘어섰고 일부 저수지에서는 제방이 갈라지거나 하천이 범람했죠. 폭우는 내륙으로도 이어졌습니다. 17일 충칭시 펑수이현에서는 산사태로 주택 10여 채가 매몰돼 당시까지 8명이 숨지고 34명이 실종됐고 주민 1100여 명도 대피했죠.

화북의 비는 다른 기압계에서 시작됐는데요. 올해 화북 우기는 평년보다 8일 빠른 지난 10일부터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풍 기압골에 제9호 태풍 ‘바비’가 공급한 수증기까지 더해지면서 10~13일 베이징과 허베이 등에 250㎜가 넘는 비가 내렸고, 일부 지역은 400㎜를 웃돌았습니다. 중국에서는 7월 하순부터 8월 상순을 연중 비가 가장 많이 몰리는 ‘칠하팔상(七下八上)’이라고 부르는데요. 올해는 이 시기가 오기도 전에 화북 우기가 시작된 셈입니다.

중국 전역을 하나의 비구름이 덮은 것은 아닌데요. 남부에서는 태풍과 계절풍이, 화북에서는 서풍 기압골과 태풍이 공급한 수증기가 폭우를 만들면서 남부부터 북부까지 수해가 이어졌죠.


▲14일(현지시간) 중국 동북부 랴오닝성 선양에서 한 여성이 제9호 태풍 ‘바비’가 몰고 온 폭우로 침수된 도로를 걷고 있다. (AFP/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중국 동북부 랴오닝성 선양에서 한 여성이 제9호 태풍 ‘바비’가 몰고 온 폭우로 침수된 도로를 걷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 비구름이 한국으로?…‘같은 전선, 다른 비’

그렇다면 중국의 폭우가 우리나라로 이동하는 것일까요? 중국 남부에 기록적인 비를 내린 태풍 마이삭과 그 비구름이 우리나라로 곧장 오는 것은 아닙니다. 중국 남부와 우리나라 중부의 비는 발생한 위치와 직접적인 원인이 다르죠.

다만 중국 중부와 화북 일부 지역, 우리나라 중부, 일본 북부의 비는 큰 틀에서 같은 동아시아 기압계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 중부에서 서해와 한반도를 지나 동해·일본 북부까지 길게 정체전선이 이어져 있기 때문인데요.

정체전선은 이미 만들어진 비구름이 기차처럼 전선을 따라 이동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북쪽의 상대적으로 차고 건조한 공기가 맞부딪치는 경계인데요. 이 경계로 남서쪽의 수증기가 계속 들어오면 비구름이 중국과 서해, 한반도 부근에서 반복적으로 새로 만들어지죠.

중국의 폭우가 비구름째 한반도로 넘어오는 것이 아니라 중국 중부와 한반도에 걸친 같은 정체전선에서 지역마다 비구름이 따로 발달하는 구조인데요. 중국에서 비를 만든 기압골이 동쪽으로 움직이고 서해상에서 수증기가 추가로 유입되면 우리나라 부근에서 비구름이 다시 강해질 수도 있습니다.


(출처=일본 기상청 캡처)
(출처=일본 기상청 캡처)


같은 전선은 일본까지 이어졌죠. 22일 일본 기상청은 전선이 중국 중부에서 동해를 거쳐 일본 북부까지 뻗어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일본 도호쿠 등 북부와 동일본 일부에는 전선성 강수와 국지성 호우가 예상됩니다. 반면 일본 중·서부는 고기압에 덮여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같은 기압계 안에서도 중국은 광범위한 집중호우, 우리나라는 중부 장맛비와 남부 폭염, 일본은 북부 강수와 중·서부 폭염으로 서로 다른 날씨가 보이고 있죠.


▲폭우에 통제된 동부간선도로 (연합뉴스)
▲폭우에 통제된 동부간선도로 (연합뉴스)


중부는 장맛비·남부는 폭염…한반도 가른 전선

우리나라에서도 정체전선을 사이에 두고 날씨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데요. 중부지방에는 연일 비가 내리는 반면, 전선 남쪽의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폭염과 열대야가 나타났죠.

이번 장마철이 시작된 뒤 20일까지 중부지방에는 평균 279.1㎜의 비가 내렸는데요. 같은 기간 남부와 제주보다 많았고, 평년 강수량도 웃돌았지만, 남부와 제주는 평년보다 적었습니다.

올해 장마는 남부지방과 제주도에서 지난달 30일, 중부지방에서 이달 1일 시작됐죠. 22일 기준 각각 23일째와 22일째로, 평년 장마 기간이 약 31일인 점을 고려하면 아직 이례적으로 길어진 것은 아닌데요.

올해 장마의 특징은 기간보다 강수량의 지역 편차입니다. 정체전선이 중부지방 부근에 머물면서 이 지역에 비가 집중됐고, 전선에서 멀어진 남부에서는 장맛비 대신 폭염이 등장했죠.

기상청은 22일 수도권과 충청권, 강원 중·남부 내륙·산지 등에 20~60㎜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는 곳도 많겠지만, 발달한 비구름이 지나는 지역에는 시간당 20~30㎜가 집중될 수 있습니다.

23일에는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 충청권에 30~80㎜가, 남부지방 일부에도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죠. 이후 24~25일에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장맛비가 이어지다 26일에는 수도권과 강원 영서로 강수 지역이 좁아질 전망입니다. 남부지방은 전선에서 점차 멀어지면서 무더위가 더욱 두드러질 가능성이 크죠.

비가 잠시 그치더라도 위험이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많은 비로 중부지방의 토양이 물을 머금고 하천 수위도 높아졌는데요. 북한 지역의 강수로 임진강과 한탄강, 북한강 등 경기·강원 북부 하천의 수위와 유속이 뒤늦게 높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중국 폭우 한국 온다고?…'물폭탄' 장마 언제까지 (출처=기상청 날씨누리)
▲중국 폭우 한국 온다고?…'물폭탄' 장마 언제까지 (출처=기상청 날씨누리)


일요일 뒤 비 예보 없지만…장마 종료는 ‘미정’

현재 예보대로라면 이번 장맛비는 26일 일요일까지 이어지는데요. 25일 중부지방, 26일 수도권과 강원 영서에 비가 내린 뒤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는 전국에 구름만 많을 것으로 예상되죠.

북태평양고기압이 세력을 넓혀 정체전선을 한반도 북쪽으로 밀어 올리는 흐름인데요. 전선이 예상대로 북상하면 중부지방도 장마의 직접적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다만 중기예보에서 비 표시가 사라졌다고 장마가 끝나는 것은 아닌데요.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 정도에 따라 전선이 다시 남하하거나 중국 내륙의 기압골, 남쪽 열대 해상의 저기압·태풍이 주변 기압계를 흔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상청도 정체전선의 위치와 기압골의 발달, 열대요란의 발생·이동에 따라 27일 이후 비가 내리는 시점과 지역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죠.

결국, 장맛비의 향방은 중국의 비구름이 아니라 정체전선의 자리에 달렸습니다. 비는 일요일까지 예보됐지만, 남쪽 바다의 움직임에 따라 전선이 다시 내려올 수 있는데요. 아직 장마에 마침표를 찍기 이른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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