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AI 도입이 현업에서 외면받는 이유…조성준 서울대 교수 “순서가 틀렸다”

입력 2026-07-22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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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조성준 서울대 산업공학과 명예교수가 삼정호텔에서 열린 KOSA 런앤그로우 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김연진 기자 yeonjin@
▲22일 조성준 서울대 산업공학과 명예교수가 삼정호텔에서 열린 KOSA 런앤그로우 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김연진 기자 yeonjin@

기업들의 인공지능 전환(AX)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AI가 실제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지 냉정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업이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기술만 이식하려다 보니 “머리는 가는데 몸은 안 가는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22일 서울 삼정호텔에서 개최된 ‘제38회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런앤그로우 포럼’에서 조성준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명예교수는 “회사에서 AI를 도입하고 교육도 진행하는데 IT나 개발 부서가 만들어준 솔루션을 실제 현업에서는 쓰지 않는다”며 “AI는 돈 벌기 위한 도구이기 때문에 단순 도입을 넘어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AI 에이전트가 함께 일하는 시대에 일하는 방식 자체를 새로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에는 3시간이 걸릴 일을 1시간 만에 끝내는 팀원이 ‘일 잘하는 사람’이었다면 이제는 여러 에이전트를 잘 활용하는 팀장의 덕목을 팀원이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팀원 한 사람이 에이전트 팀을 꾸려서 일하는 시대”라며 “엑셀 잘 다루는 팀원에서 일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관리하며 문제가 생기면 조정하는 ‘매니지먼트’ 역할로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AI, AS, AX라는 세 가지 개념으로 기업의 비즈니스 가치 창출 방식을 설명했다. AS(AI Substitution)는 업무 단위의 대체, AX(AI Transformation)는 전체 프로세스와 조직 구조, 의사 결정 방식을 바꾸는 조직 전환을 뜻한다.

이어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회사가 AI 과제를 선정하는 기준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회장님 지시 사항이어서’ ‘경쟁사도 도입했다길래’ ‘우리도 한번 해보자’는 식의 접근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같은 이유로 솔루션부터 정하는 게 아니라 해결해야 할 비즈니스 문제를 먼저 파악하고 AI로 해결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조 교수는 “AI 모델이 얼마나 정확한지는 연구자가 관심 가질 영역”이라며 “기업은 AI 도입이 생산성을 얼마나 높이고 고객 대응 시간을 줄일 수 있는지 등의 비즈니스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술 너머의 다섯 가지 혁신 조건으로 △데이터 중요성 강조 △AI 리터러시 내재화 △실험 문화와 실패 허용 △인간-AI 역할 재정의 △AI 사용 가이드라인 준수를 제안했다.

조 교수는 33년간 교수로 재직하며 AI, 머신러닝, 딥러닝 등을 연구하고 제조·금융·마케팅 분야의 데이터 혁신을 이끌었다. 서울대 빅데이터AI 센터장·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기업 임원 대상의 AI 전략 수립과 AI 리터러시 전파에 앞장서고 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국내 주요 AI·SW 기업 대표와 임원진 등 업계 리더 100여 명이 참석했으며, 행사는 국내 AI 협업 툴 1위 기업 플로우가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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