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세대 향한 분노 미래 암울케 해
주거문제 해결 ‘공공재적’ 접근하길

요즘 우리 경제의 구조적 개혁과제 중 하나로 ‘절망’에 빠져있는 청년세대에 대한 대책을 들 수 있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접고 사는 20~30대 청년들의 좌절은 우리 경제의 미래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이들은 이전 어느 세대보다 고학력에, 풍요를 만끽하며 성장한 저출생 세대다. 이들의 높은 지식자산은 AI 도입 등에 따른 신규고용 규모의 축소와 수시채용 비중의 증가 등으로 안정된 일자리 취업까지 오랜 기간 소요됨(평균 4년 6개월)에 따라 급속히 감가(depreciate)되어 국가경제에 미치는 손실 또한 막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KB금융 청년플랫폼(KB Young Youth)의 조사 결과는 이런 절망적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KB금융이 지난 3월 25일부터 일주일간 실시한 ‘청년실태·인식 정밀 설문조사’는 이들 중 38%가 주택 구입의 꿈조차 포기하였고, 80.8%는 자신의 노력만으로 수도권에 내집 마련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소득보다 빠른 속도로 오르는 집값, 월세 등 높은 주거비로 미래를 위한 저축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대신 ‘영끌’ 수준으로 조달한 자금으로 주식시장에 달려들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도입으로 변동성이 더욱 커진 주식시장은 이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와 있다. 고성장, 저금리 혜택을 누려왔던 이전 세대에 느끼는 격차는 커지고 있고, 세대 내 격차 또한 커서 우리 사회가 이른바 ‘격차사회’로 고정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거의 절반(48.8%)에 이르는 청년들이 해외취업과 이민을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저출생 세대인 이들의 해외 탈출은 결국 우리 경제의 저성장과 장기 침체를 불러오고, ‘한반도 멸종’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신호로 보여 걱정이 크다. 우리 사회에서 ‘성실히 일하면 성공한다’는 가치가 유효하다는 응답이 25.2%에 그친 조사결과는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양육하고, 노후를 준비하는 등 미래를 대비하는 청년의 비중이 그만큼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 청년세대의 소득 상승률(2024년 1.4%)은 정규직으로 입사하여 안정된 직장생활을 하고, 연공서열 임금의 혜택을 누린 4050세대(40대 2.7%, 50대 5.9%)에 비하여 현저히 낮은 상황이다.
2030세대의 절망은 기성세대에 대한 ‘분노’를 낳고, 이러한 분노가 사회적 자본을 잠식하여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파괴를 가져올 것이라는 시나리오는 우리 경제의 미래를 암울하게 하는 요소라 생각된다. 이런 현상을 단순히 경제의 선진화와 기술수준의 고도화에 따른 자연적인 현상이라 치부하여 방치하기에는 너무나 큰 충격을 줄 것이 분명하다. 장·단기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7월 13일 발표한 정부의 ‘청년정책 추진방향’은 멋진 그림과 장기적인 추진방향의 제시보다는 우리 청년들이 당면하고 있는 상기한 문제들을 실질적으로 해결해주는 정책으로 실현되어야 하리라 생각된다. 이에 대해 분야별로 몇 가지 제안을 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취업 등을 통한 소득대책이다. 노동시장의 양극화로 대기업 정규직에 비하여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임금수준이 50~60% 수준임을 감안해 보면 안정적인 소득 제공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제도적 지원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의 청년 고용에 대한 차액보조 지원 등으로 ‘양질의 일자리(decent job)’를 많이 만들어 주는 것이다.
둘째는 자산격차 대책이다. 우리경제 가계자산의 70% 이상이 부동산인 만큼 청년세대의 주택에 대한 접근가능성을 높여줄 필요가 있다. 저금리 시절의 4050세대 때는 집값의 70%까지 은행대출이 가능했다. KB국민은행의 집계에 의하면 2016년 5월 기준 서울아파트 평군매매가 5억 5896만원 중 이들은 자기돈 1억 6796만원으로 내집 마련이 가능했다.
그러나 지난달(2026년 6월)기준 이 가격은 15억7120만원으로 10년 전에 비해 2.8배 오른 반면, 대출한도는 4억원으로 줄어 현재 청년세대는 자기돈 11억7120만원이 있어야 집을 살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이는 대기업 대졸 초임을 5000만원으로 잡을 때 아무것도 쓰지 않고 23년을 넘게 저축해야 가능하다는 얘기가 된다.
청년세대의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특별공급의 확대, 융자비율의 획기적 상향 등 ‘공공재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청년의 미래가 우리 경제의 희망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