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D램 업체 창신메모리(CXMT)가 85억달러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발판으로 글로벌 메모리 시장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낸다. 차세대 공정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 생산능력 확충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으로 이어지는 '메모리 빅3' 구도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1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CXMT는 전날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STAR Market)에 상장했다. 이번 IPO를 통해 579억 위안(약 85억5000만 달러)을 조달해 차세대 G5 공정과 HBM3 개발, 생산능력 확대에 투자할 계획이다.
공모가는 주당 8.66위안으로 책정됐다. 이를 기준으로 한 기업가치는 약 800억~850억 달러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시가총액과 비교하면 큰 폭의 할인 수준이지만 중국 메모리 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민성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리서치 디렉터는 "CXMT의 주가 상승과 함께 기업가치 재평가가 이뤄질지, 아니면 현재 D램 업황의 정점이 글로벌 선도 업체들의 높은 기업가치에 이미 반영된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이번 대규모 자금 조달 이후 CXMT가 선두 업체들과의 격차를 얼마나 빠르게 줄이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현재 CXMT의 글로벌 D램 비트 출하량 기준 시장점유율은 약 9%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8년 11%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생존과 차세대 투자 선순환을 위해서는 최소 15% 이상의 점유율 확보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황 디렉터는 "2008년 대만 D램 업체들은 시장점유율이 15% 아래로 떨어지면서 차세대 생산시설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했고 결국 틈새 업체로 전락했다"며 "15%는 CXMT가 반드시 넘어야 할 기준선이며 현재 진행 중인 모든 투자는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경쟁"이라고 설명했다.
CXMT는 이번 자금 조달을 바탕으로 생산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 회사는 2030년까지 생산능력을 현재의 두 배, 2035년까지 세 배 수준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상하이와 베이징 신규 팹, 허페이 생산 클러스터 구축을 통해 현재 월 32만 장 수준인 웨이퍼 생산능력을 2027년 42만 장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제품 포트폴리오도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재편한다. LPDDR5와 DDR5 비중을 전체 생산량의 약 75%까지 높이고 PC·서버용 D램 공급도 확대해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HBM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가 오히려 CXMT의 차세대 메모리 기술 개발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첨단 노광장비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수직 채널 트랜지스터(VCT)와 웨이퍼 온 웨이퍼(Wafer-on-Wafer) 본딩 등 새로운 메모리 아키텍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닐 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리서치 부사장은 "CXMT의 시장점유율 확대와 글로벌 수출 증가, HBM 시장 진출이 맞물리면서 성장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면서도 "미국의 추가 규제 가능성과 HBM 대량 양산 검증은 여전히 변수"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러니하게도 대중 수출 규제가 기존 선두 업체를 추월할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기존 업체들이 기존 장비 투자수익을 고려해 혁신 도입을 늦추는 사이 CXMT는 새로운 기술을 통해 격차를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