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3억 지구인이 이 전쟁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경제에 미치는 파장 때문. 세계 경제는 이미 곤두박질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생산량 증가율을 지난해 3.5%에서 올 해 3.0%로 낮춰 잡았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도 지난해 4.1%에서 올해에는 4.7%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란과의 전쟁과 에너지 공급망 차질, 무역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경제 둔화 등 악재와 불확실성이 앞으로도 얼마나 이어질지 예측불허다.
아마겟돈의 혼돈으로 몰고 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최고조로 높여 놓은 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이스라엘)·이란 간 두 전쟁. 에너지 수급뿐 아니라 각국 간의 교역, 식량과 자원배분, 투자협력관계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기존 틀이 깨지고, 새로운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있다. 냉전체제가 무너진 지 불과 30여년 만에 미국과 중국, 러시아 3극 체제로 국제질서가 급격하게 재편되고 있는 것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간주되고 있다.
세계 경제를 들끓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은 바로 AI 혁신. 이는 파괴적 전쟁과 달리 인류의 문명사를 바꿔 놓을 만한 혁명적 변화다. AI가 주도하는 기술혁신과 그로 인한 생산, 노동 현장에서의 변화, 획기적으로 바뀌어질 인간의 삶의 방식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 될 것이다.
문제는 AI가 문명을 바꿔 놓을 정도로 엄청날 것이라는 것 외에 아직 그 파장의 위력이 어느 정도일지, 어느 정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지 제대로 파악돼 있지 않다는 데 있다.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 노동시장을 크게 위협할 것이라는 전망도, 미래산업이 어떻게 재편될 것인지에 대한 예측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미 연방 상원도 지난 달에서야 실태 파악을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만이 아니라 AI 환경에 맞는 신규 일자리 창출 등 긍정적 측면들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일자리가 줄어들면 금리인상 때문인지, AI로 인한 것인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 늦은 감이 있지만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했다는 건 다행이다.
무엇보다 세계 경제에 가장 위험한 존재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아닐까. 관세폭탄으로 무역전쟁을 촉발한 데 이어 무리한 투자유치와 전쟁으로 기존의 세계 질서를 송두리째 무너뜨린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자국의 이익을 챙기는 데 급급할 뿐 교역 상대국이 겪어야 할 에너지 수급, 공급망 교란, 인플레이션 따윈 ‘나 몰라라’로 일관하고 있으니 국제사회 무법자나 다름없다.
이 세계사적 전환기에 대처하고 방향을 제시해야 할 힘과 지위를 가지고 있는 그가 리더십을 발휘하기는커녕 관세협상과 이란과의 휴전협상에서 보여주듯 즉흥적 판단과 손바닥 뒤집듯 가벼운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그가 인류 공동 번영을 지향하는 윈윈전략을 외면하고 자국 이익에만 매달리는 한 세계 경제가 수렁에서의 탈출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Wanseob.kong@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