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다음은 핵융합…차세대 엔비디아 후보는 [핵융합의 ‘엔비디아’ 찾아라 ①]

입력 2026-07-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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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6-07-12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발전 매출보다 큰 건설·부품 시장
상용화 전부터 투자 몰려
초전도체·플라스마 장비 분야서 수혜기업 부상
후지쿠라·교토퓨저니어링·에이컴 등 주목

▲커먼웰스퓨전시스템스(CFS)가 개발 중인 SPARC 핵융합 발전 실증로. (사진제공 CFS)
▲커먼웰스퓨전시스템스(CFS)가 개발 중인 SPARC 핵융합 발전 실증로. (사진제공 CFS)
미래 에너지 산업의 승자는 핵융합 발전소 운영 기업이 아니라 핵심 부품과 장비를 공급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핵융합 상용화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도 발전소 자체보다 공급망 기업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1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컨설팅업체 헬릭소스(Helixos) 전망에서 2040년 핵융합 발전소 건설 시장 규모는 연간 731억달러(약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같은 시기 핵융합 발전소가 생산하는 전력 판매 시장 규모는 약 200억달러 수준으로 추산된다. 발전으로 버는 돈보다 발전소를 짓고 운영 장비를 공급하는 시장이 세 배 이상 크다는 의미다.

이는 반도체 산업과 유사한 구조라고 FT는 평가했다. 반도체 산업에서도 칩 제조업체 못지않게 ASML과 도쿄일렉트론 등 설비업체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거뒀다. 핵융합 산업 역시 발전 사업자보다 공급망 기업들이 먼저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공급망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고온초전도(HTS) 테이프다. 이는 핵융합로 내부에서 초고온 플라스마를 가두는 초전도 자석의 핵심 소재다. 특히 희토류 ‘바륨 구리 산화물(REBCO)’ 기반 테이프는 차세대 핵융합로 설계의 필수 부품으로 꼽힌다.

문제는 공급 부족이다. 미국 커먼웰스퓨전시스템스(CFS)가 건설 중인 SPARC 실증로 한 기에만 약 1만㎞의 초전도 와이어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융합산업협회(FIA) 조사에서는 관련 기업의 63%가 장기 공급망 부족을 우려한다고 답했다.

현재 전 세계 HTS 테이프 생산업체는 15개 안팎에 불과하다. 일본 후지쿠라와 파라데이팩토리재팬(FFJ), 중국 상하이초전도기술, 미국 슈퍼파워 등 4개 기업이 전체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후지쿠라는 영국 정부의 핵융합 실증 프로젝트 STEP에 참여하고 일본 핵융합 기업 교토퓨저니어링에 투자하는 등 공급망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플라스마 가열 장치인 자이로트론은 또 다른 병목 지점으로 꼽힌다. 자이로트론은 플라스마를 수억도까지 가열하는 핵심 설비다. 일본 교토퓨저니어링은 세계 최고 수준의 자이로트론 기술을 확보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이 회사는 영국 UKAEA의 MAST-U 프로젝트와 미국 에너지부(DOE)의 DIII-D 연구시설에 장비를 공급했으며 최근에는 미국 리알타퓨전과 공동 개발 계약도 체결했다.

건설·엔지니어링 분야에서는 미국 에이컴(AECOM)이 대표적인 수혜 후보로 꼽힌다. 에이컴은 영국 정부가 추진하는 핵융합 발전소 개발 프로젝트 ‘STEP’의 핵심 건설 컨소시엄에 참여해 1단계 사업 물량을 확보했다. 독일 지멘스 역시 CFS와 협력해 SPARC 원자로의 디지털 트윈 구축에 나서며 설계·운영 소프트웨어 시장 선점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공급망 확대가 쉽지만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핵융합 기업들은 상용화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장기 구매 계약 체결을 주저하고 있고 공급업체들은 확실한 수요 보장 없이는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지 않고 있다. FIA 조사에서도 공급업체의 31%만이 선제 투자 의향을 밝혔고 절반 가까이는 정부 지원과 위험 분담 체계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확산이 핵융합 산업 성장의 결정적 촉매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핵융합 상용화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미래 에너지 산업의 승자가 발전소 운영 기업이 아닌 ‘핵융합의 엔비디아’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점차 현실성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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