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재정 악화·금리인상 지연 우려
10년물 금리 2.85%…1996년 이후 최고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정부가 재정 확대 기조를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금리가 장중 한때 연 2.85%까지 상승해 1996년 10월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실시된 30년 만기 국채 입찰도 비교적 양호한 결과를 보였지만 장기금리 상승세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재정 악화와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지연 가능성이 겹치며 장기금리가 3%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금리 급등의 직접적인 계기는 정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호네부토 방침’ 초안이다. 정부는 지난해까지 포함했던 ‘재정건전성’이라는 표현을 삭제하고 2027회계연도 이후 연간 10조엔(약 94조원) 규모의 추가 재정지출 방침을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소비세 감세와 방위비 확대 등 추가 재정 지출 가능성이 커졌음에도 재원 마련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을 우려했다. 아울러 정부가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에도 사실상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초안에는 ‘적절한 금융정책 운영이 매우 중요하다’는 문구와 함께 정부와 일본은행의 긴밀한 협력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물가 상승에도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에 뒤처지는 ‘비하인드 더 커브(Behind the Curve)’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불안이 커져 국채 매도세를 자극했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금리 상승이 향후 기준금리 전망보다 재정 위험을 반영하는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 확대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구고 쇼타로 국제통화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기간 프리미엄이 약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면서 “이는 투자자들이 재정 악화와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해 더 높은 보상을 요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시장 우려 진화에 나섰다. 기우치 미노루 경제재정담당상은 “호네부토 방침을 둘러싼 시장의 해석은 정부 취지와 다르며 오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올해 말부터 본격화될 2027회계연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재정 확대 논란이 이어지면 장기금리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장기금리가 3%를 넘어도 국채 매수세가 충분히 유입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제기했다. 일본은행이 인플레이션에 뒤처지지 않는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정부가 재정 규율 회복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 국채시장 안정을 위한 핵심 과제로 꼽힌다고 닛케이는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