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역대급 실적에도 출렁인 반도체주…“중장기 흐름은 여전히 긍정적”

입력 2026-07-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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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내면서 반도체 업황에 대한 중장기 기대감이 다시 커졌다. 메모리 공급 부족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가격 상승, 파운드리 체질 개선 가능성이 이익 전망을 떠받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올해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외국인 차익실현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코스피 지수는 크게 출렁였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는 전날 조정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유지하며 실적 개선 흐름에 무게를 뒀다. 최근 1개월 기준 삼성전자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51만원 수준으로, 최고 59만원까지 제시돼 있다.

삼성전자는 대규모 성과급 충당금 반영에도 메모리 가격 상승과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에 힘입어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 이번 실적은 메모리 공급 부족과 AI 투자 사이클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확인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반도체 중장기 전망의 핵심은 공급 부족이다. AI 서버 투자 확대로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반면, 물리적 공간과 설비 투자 여력은 제한돼 공급이 단기간에 수요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물리적 공간 제약으로 메모리 공급이 최소 2027년 4분기까지 수요 증가를 따라잡기에 부족한 상황이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이익 체력에 대한 재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분기에 90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메모리 업황 개선 강도가 시장 기대보다 컸다는 평가다.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이 2분기 실적을 끌어올린 데 이어 HBM 가격 상승과 파운드리 체질 개선이 향후 이익 추정치 상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은 반도체 사업부의 완벽한 펀더멘털을 보여주고 있다”며 “뚜렷한 이유 없이 발생하고 있는 극심한 변동성은 저가 매수의 기회로 판단되며 주가 사이클의 종료 시점은 도래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호실적은 곧바로 주가 방어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미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 기대가 높았던 데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등하면서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 영향이다.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95.02포인트(4.91%) 하락한 7656.31로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6.92% 내린 29만6000원, SK하이닉스는 6.06% 하락한 220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낙폭이 더 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한때 10% 안팎 급락하며 지수 하락을 키웠고, 시장 안전장치도 잇따라 작동했다. 한국거래소는 전날 오전 10시23분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이어 오후 1시51분에는 올해 6번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매도 흐름이 지수 급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전날 코스피 시장에서 2조9210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도 3070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반면 개인은 3조1360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과 기관 매물을 받아냈다. 특히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조8210억원, SK하이닉스를 1조1670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18일 이후 1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며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외국인은 이 기간 동안 총 41조984억원 규모의 주식을 매도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종목을 위주로 팔아치웠다.

외국인의 반도체 매도는 연초 이후 누적된 흐름이다. 전날 기준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은 46.69%로 연중 최저치다. 올해 고점이던 1월 6일 52.40%보다 5.71%포인트 낮다. SK하이닉스도 외국인 지분율이 50.17%로 고점 54.64%보다 낮은 연중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증권가에서는 전날 급락이 실적 실망보다는 수급 부담에 가까웠다고 본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지난달 19일 이후 1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며 “금융공학 기반 레버리지 ETF 수급도 가격 변동에 따른 강제적 매매 흐름을 강화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달 말 미국 빅테크 실적 발표가 반도체주 반등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 급등에 따른 AI 투자 과열 논란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현재 AI 투자 사이클이 정점을 지났다고 판단하지는 않는다”며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투자 지속성이 재확인된다면 우리 증시는 다시 회복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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