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녀가 8년 동안 같은 집에 살았는데도 세법상 별도 세대로 인정될 수 있을까. 최근 조세심판원은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가 약 8년 동안 같은 주택에 주민등록을 두고 함께 거주했음에도 각각 별도 세대로 인정한 결정을 내놓았다(조심2025서3732, 2026.1.22.).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민등록상 주소가 같고 실제로 함께 살고 있다면 당연히 하나의 세대로 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심판원의 판단은 달랐다.
현행 소득세법은 1세대를 “같은 주소 또는 거소에서 생계를 같이 하는 가족단위”로 규정하고 있다. 즉, 세법상 세대는 단순한 주민등록상의 개념이 아니라 실제 생활관계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이번 심판례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주택 구조에 대한 판단이다. 심판원은 주택의 면적은 물론 방과 화장실의 개수까지 살펴보며 각 가족이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구조인지 여부를 검토했다. 단순히 주소지가 같다는 사실보다 실제로 각각의 세대가 독립된 생활공간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중요하게 본 것이다.
경제적 독립성 역시 핵심 판단 요소였다. 심판원은 각자의 직업과 소득 여부, 생활비 부담 관계, 가족 간 경제적 지원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자녀 부부가 별도의 소득활동을 하고 있었고 일부 자금 지원도 대부분 단기 차입 후 상환된 점 등을 고려할 때 부모에게 생계를 의존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판단은 주민등록상 주소가 같더라도 독립된 생활자금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면 별도 세대로 볼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의 입장과도 부합한다(대법원 1989.5.23. 선고 88누3826 판결). 세법상 세대 여부는 1세대 1주택 비과세, 일시적 2주택 특례, 상속주택 특례는 물론 상속세와 증여세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세대분리라고 하면 주민등록 주소 이전부터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세법은 주소보다 생활의 실질에 더 관심이 많다. 결국 세법이 보는 것은 주민등록등본이 아니라 실제 생활관계다. 같은 집에 살아도 별도 세대가 될 수 있고, 주소를 분리했더라도 생계를 함께한다면 하나의 세대로 판단될 수 있다. 김경희 법무법인 세종 세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