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비 없는 상속은 결국 과도한 세금고지서로 돌아올 수 있고,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어쩌면 ‘시간’일 수 있다. 상속세 절세의 기본은 자산을 분산하여 과세대상 자산의 금액을 낮추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공식의 핵심 조건은 시간이다. 현행법상 상속개시일(사망일) 기준으로 10년 이내에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은 모두 상속재산 가액에 합산되도록 규정되어 있으므로 사전증여를 통해 세금을 줄이려 해도, 증여 후 10년 이내에 사망하면 별 효과가 없다는 뜻이다. 손주나 며느리, 사위 등 상속인이 아닌 친족에게 증여할 때는 이 기간이 5년으로 줄어들지만, 이 역시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결국 하루라도 빨리, 건강할 때 증여를 시작해야 ‘10년 합산’이라는 시간의 제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자산 가치가 상승한다는 상황을 고려할 때도 시간은 절세의 효력을 갖게 된다. 자산 가치는 시간이 흐를수록 우상향하는 경향이 있다. 현재 5억원 가치의 부동산이 10년 뒤 10억원이 된다면, 지금 5억원에 대한 증여세를 내고 물려주는 것이 미래 10억원에 대한 상속세로 물려주는 것보다 훨씬 유리하다. 자산의 ‘미래 가치’가 아닌 ‘현재 가치’로 세금을 매길 수 있는 기회, 이 역시 ‘시간’이라는 절세의 효과적인 무기를 제대로 활용하는 자들의 특권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상속시 세금을 낼 ‘재원’을 마련하는 데도 시간은 절대적 도구가 된다. 상속세는 원칙적으로 현금 납부인데, 급하게 상속이 발생하면 세금을 내기 위해 평생 일군 부동산이나 기업 지분을 헐값에 매각해야 하는 손실이 생길 수 있다. 미리 현금을 확보하고, 보장성 보험 등을 통해 합법적으로 세금납부 재원을 마련해두는 일 역시 ‘시간’이 재산을 지키는 전략적 도구가 될 수 있다. 소지훈 세무법인 제이앤 대표세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