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민심·전쟁비용 압박…트럼프, 결국 이란과 절충 선택 [미·이란 종전]

입력 2026-06-1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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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빠진 ‘임시 봉합’ 종전으로 타협
월드컵·11월 중간선거도 부담
이란은 경제 붕괴·반정부 민심 의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레드라인’으로 제시해왔던 비핵화 조건을 제외한 채로 이란과 14일(현지시간) 종전 합의에 이른 것은 국내외 정치·경제적 부담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강경했던 이란 지도부가 타협에 나선 것도 군사·경제적 부담은 물론이거니와 폭발하기 직전인 민심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AP통신·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19일 종전 양해각서(MOU)가 서명되는 즉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고 그 시점부터 60일 동안 이어질 추가 협상 기간에 이란 비핵화와 대이란 제재 해제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즉, 미국이 가장 중점을 뒀던 이란의 핵개발 저지와 관련한 내용은 협상 타결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생일인 이날 협상 타결을 발표하기 위해 애를 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당초 이란과의 전쟁이 4~6주면 마무리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지만 간신히 106일 만에 총성을 멈추게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없는 ‘절충안’을 선택한 배경에는 무엇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 부담이 자리했다. 세계 핵심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국제유가는 전쟁 전보다 약 50% 급등했다. 이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 물가와 경제, 산업 전반에 부담을 가중시켰다.

특히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가 불안이 커진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핵심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고공 행진하는 물가는 그가 줄곧 요구해온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기도 하다. 실제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여기에 북중미 월드컵도 부담 요인이다. 11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미국·멕시코·캐나다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미국은 전체 경기의 약 75%를 치른다. 이번 대회는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미국의 위상을 과시할 최대 치적 무대로 평가됐으나 전쟁이 장기화하면 기회를 날릴 수 있다.

전쟁 비용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벌인 ‘장대한 분노’ 작전에 미 국방부는 개전 이후 10주 동안 약 290억달러(약 43조원)를 투입했다고 지난달 12일 밝혔다. 이는 중국·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억지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로 이어졌다.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80세 생일날 이란과의 종전 합의로 자신에게 생일 선물을 주고 싶은 것”이라며 “막대한 돈을 쓰고, 미군 14명이 전사했고 수백 명이 다쳤으며 세계 경제는 혼란에 빠졌다. 버락 오바마 전 정부 당시 이란과 체결한 ‘포괄적공동행동계획’보다 적게 얻어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역시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2015년 우리가 처음에 했던 합의와 크게 다르거나 더 진전된 내용을 담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란 수뇌부 역시 민심 이반에 따른 체제 붕괴를 막기 위해 불가피하게 종전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군사적 압박과 해상 봉쇄가 지속되자 가뜩이나 최악인 이란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졌고 현 정권에 대한 민심의 분노가 임계점까지 가까워졌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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