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이 이번 주 국내 증시에서 4조원 넘게 팔아치웠지만 코스피 지수는 기관과 개인의 매수세에 하단을 지켰다. 특히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집중 매도한 반면 기관은 두 종목을 대거 사들이며 반도체 투톱을 둘러싼 수급 주체 간 시각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5월 26일~29일)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4조1590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26일 1320억원, 27일 2490억원, 28일 2조7410억원, 29일 1조370억원을 내리 팔며 연일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지난달 외국인은 7일부터 16거래일 연속 팔자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 기간 총 순매도 규모는 50조원을 넘어섰다.
반면 기관은 4거래일 간 2조1330억원 순매수했다. 28일 1조420억원 순매도하며 매도 우위로 돌아서는 듯했지만 29일 하루에만 2조3710억원을 순매수하며 주간 기준 매수 우위로 전환했다. 개인도 2조340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 매물을 받아냈다.
수급의 핵심은 반도체 대형주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3조130억원, 삼성전자를 1조3880억원 순매도했다. 두 종목에서만 4조4010억원어치를 팔아치운 셈이다. SK하이닉스가 26~29일 20.20% 급등하고 삼성전자도 8.38% 오르자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종목별로는 선별 대응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우를 9880억원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담았다. 두산(1560억원), DB하이텍(1450억원), 삼성전기(1450억원), 현대로템(1350억원), 한화오션(1280억원), 삼성SDI(1270억원) 등도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다. 보통주 대형 반도체에선 매도 우위를 보이면서도 우선주, 방산·조선, 일부 정보기술(IT) 부품주로는 매수세를 이어간 것이다.
기관은 외국인과 정반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집중 매수했다. 기관 순매수 1위는 삼성전자로 2조1440억원이었다. SK하이닉스도 1조9530억원 순매수했다. 두 종목 합산 순매수 규모는 4조960억원에 달했다. 기관이 외국인 매도 물량을 받아내며 지수 하방을 방어한 구조다.
기관은 현대모비스(3960억원), 현대차(2940억원), SK스퀘어(2450억원), LG전자(1940억원), NAVER(1870억원), 삼성SDI(1590억원) 등도 순매수했다. 대형 반도체와 자동차, 인터넷, 2차전지 등 시가총액 상위주 중심으로 포지션을 확대했다.
반면 기관은 한미반도체를 4730억원 순매도했다. DB하이텍(2340억원), 삼성전기(2160억원), LS ELECTRIC(1930억원), 효성중공업(1390억원), LS(1370억원), 삼성전자우(1230억원) 등도 순매도했다. 반도체 대형주를 사는 동시에 단기 급등한 장비·부품주와 전력기기주는 덜어내는 흐름이 나타났다.
개인은 SK하이닉스를 1조490억원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사들였다. 지난달 29일 하루 SK하이닉스를 1조1000억원 사들이면서 주간 누적 순매수로 돌아섰다. 한미반도체(5710억원), LG이노텍(5560억원), 현대모비스(5180억원), 효성중공업(1950억원), 삼성에스디에스(1410억원), 미래에셋증권(1370억원), 현대차(1250억원) 등도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개인은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에서는 매도 우위를 보였다. 삼성전자를 7390억원, 삼성전자우를 8590억원 순매도했다. 삼성전자 보통주와 우선주를 덜어내는 대신 SK하이닉스와 반도체 장비·부품, 자동차 부품주로 자금을 옮긴 셈이다.
최근 외국인의 매도는 지수 상승 추세를 훼손하지는 않고 있다. 지수 상승이 단순한 밸류에이션 확장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이익 전망 상향에 기반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가파른 지수 상승은, 가파른 기업이익 증가에 대부분 기인한다”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없는 상황에서, 실적의 증가 추세에 맞춰 지수의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