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우선주를 합친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2000조원을 넘어섰다. 이달 1500조원을 돌파한 지 16거래일 만이다. 인공지능(AI) 메모리 슈퍼사이클 기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재평가가 겹치면서 삼성전자가 국내 증시 시가총액 지형을 다시 쓰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5.84% 오른 31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우선주는 6.08% 상승한 20만25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종가 기준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1853조2700억원, 삼성전자 우선주는 162조4800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종목의 합산 시가총액은 2015조7500억원이다. 합산 시가총액은 6일 사상 처음으로 1500조원을 돌파한 이후 20일 1700조원대를 넘어섰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증가 속도가 가팔랐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2월 4일 1000조원을 넘어섰고, 이달 6일 1500조원을 돌파했다. 이날은 1800조원대 중반까지 올라서며 단일 종목 기준 국내 증시 내 존재감이 한층 커졌다.
삼성전자 우선주의 시총 순위 변화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우는 20일 SK스퀘어에 밀려 4위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이날 급등으로 장중 SK스퀘어를 다시 제치고 3위를 탈환했다. 6거래일 만의 재탈환이다. 다만 마감 직전 상승 폭이 축소하면서 다시 4위를 내줬다.
최근 삼성전자의 급등 배경에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재평가가 자리한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D램, 낸드, HBM 수요가 동시에 개선되고 있다는 기대가 주가를 밀어 올렸다.
특히 이날 삼성전자는 AI 산업 핵심 부품인 HBM의 7세대 제품 HBM4E의 샘플 출하를 세계 최초로 시작했다. 올해 2월 HBM4(6세대)를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한 데 이어, 불과 3개월 만에 다음 세대 제품 샘플까지 선제적으로 공급하며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 주도권 굳히기에 나섰다.
증권가의 시각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최근 KB증권은 53만원, 신한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55만원, 한국투자증권은 57만원으로 목표주가를 상향한 바 있다.
과거 삼성전자는 경기민감형 메모리 기업이라는 이유로 주가순자산비율(PBR) 중심 밸류에이션을 적용받았지만, 장기공급계약 확대와 HBM 비중 상승으로 이익 가시성이 높아지면서 주가수익비율(PER) 기반 리레이팅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HBM4 양산과 차세대 HBM4E 샘플 출하 기대는 삼성전자의 기술 재평가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AI 가속기 시장의 세대 전환이 빨라지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차세대 HBM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경우, 단순 메모리 업황 반등을 넘어 구조적 이익 성장주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논리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삼성전자의 현시점은 초기 국면에 불과한 반도체 호황 사이클과 휴머노이드 사업 확대 등을 고려할 때 시총 2조 달러(약 3000조원)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