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PwC "CEO·이사회 의장 분리, 일률적 적용보다 기업 상황 맞춘 판단 필요"

입력 2026-05-29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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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PwC 거버넌스센터는 '거버넌스 포커스 제35호'를 통해 국내 기업 이사회를 위한 전문가의 제언을 담은 '이사회 가이드' 세 번째 시리즈를 발간했다고 29일 밝혔다.

최근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이른바 '분리 모델'이 글로벌 지배구조의 모범 사례로 확산되며 국내 기업들도 도입을 검토하는 분위기다. 한국ESG기준원 모범규준 역시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의 분리가 상호 간 견제와 균형을 통해 기업 경영의 효과를 높이고, 이사회의 경영진 감독 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리 모델을 권장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S&P 500 기업의 약 60%가 분리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지배주주 중심 구조가 일반적인 국내 기업 환경에서는 이러한 형식적 분리만으로는 실질적인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 호에서는 김화진 미시간대 법학전문석좌교수가 '이사회 의장, 누가 맡아야 할까'를 주제로 기고해, CEO와 이사회 의장 분리 모델의 한계와 현실적 대안을 다뤘다.

김 교수는 "분리 모델은 견제와 균형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지배구조로 평가받아 왔다"고 말했다. 다만 "분리 모델과 기업가치의 상관관계에 대한 학술 논문들의 결론은 일치하지 않으며, 회사의 사업 내용과 소유 구조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기업이 분리 모델을 채택하는 배경은 대부분 특정 상황에 기인한다. △오너 부재 △CEO에 대한 불신 △행동주의 주주에 의한 CEO 권력 약화 △심각한 위기 상황 △이사회 의장인 오너 △기업 간 합병 △독일의 복층 구조 이사회 등이 대표적이다.

실례로, 애플은 오너 부재 상황에서 레빈슨 의장이 스티브 잡스 사후 팀 쿡의 CEO 발탁을 주도하며 분리가 이루어졌다. 포드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빌 포드 회장이 앨런 머랄리를 CEO로 영입하고 본인은 이사회 의장으로 옮기는 공동 경영 모델로 위기를 극복했다.

반면 지배주주가 존재하는 국내 기업은 상황이 다르다. 오너 중심 의사결정 구조가 유지되는 경우가 많아 단순 직위 분리로는 실질적 견제가 어렵다.

김 교수는 구체적으로 두 가지 유형을 짚었다. 첫째는 오너가 의장을 맡고 CEO의 독자적 존재감이 없는 경우이고, 둘째는 오너가 CEO를 맡고 의장은 이사회 소집·진행 외 독립된 역할(CEO 인사권 등)이 없는 경우다. 두 경우 모두 사실상 분리하지 않은 것과 같은 결과를 낳는다. 또한 회사 상황에 따라 분리 모델이 오히려 리더십의 집중력 저하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분리 모델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는 기업 상황에 맞춰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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