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7 초고가 펫 케어: 슈퍼리치들의 반려동물이 사는 세상 [THE RARE]

입력 2026-05-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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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RARE ] VOL. 7

초고가 펫 케어:
슈퍼리치들의 반려동물이 사는 세상

"천외천(天外天). 하늘 밖의 하늘이 있다."

부자 중에서도 '슈퍼리치'라 불리는 이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명품관의 오픈런 줄에는 그들이 없습니다. 세상의 0.0001%로 살아가는 그들, '천외천'의 삶은 우리의 상식 밖 궤도에서 움직입니다.

로고가 없는 3000만원짜리 코트, 대중에게는 이름조차 생소한 1억원의 침대, 그리고 지도에서 지워진 리조트. 남들이 알아봐 주길 바라는 '과시'가 아니라, 남들은 결코 알 수 없는 '단절'을 사는 그들의 진짜 속내는 무엇일까요.

이투데이 [THE RARE]는 일반인들은 접하기도 힘든, 그러나 누구나 한 번쯤 훔쳐보고 싶은 견고한 성벽 안쪽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로고가 사라진 자리를 채우는 것은 무엇인지, 그들이 지갑을 여는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 자본주의 최정점에 선 그들의 소비와 취향, 그 속에 숨겨진 부의 트렌드를 들여다 봅니다.

상위 0.0001%가 사는 세상의 문을 열다

VOL. 7 펫 케어

(사진=AI 생성)
(사진=AI 생성)

거리의 풍경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유모차 안에 잠든 것은 갓난아기가 아니라 작은 강아지였고, 한 끼에 몇 만원을 호가하는 '강아지 오마카세' 앞에는 예약 대기가 걸렸습니다. 반려묘의 생일에 케이크를 올리고, 전용 호텔에 맡기며, 사람보다 좋은 영양제를 챙기는 모습은 이제 일상이 되었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집에서 키우는 동물을 단순한 ‘애완동물’이 아니라 가족이라고 부릅니다. 누군가에게 반려동물은 자식과 같은 존재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가장 오래 곁을 지켜주는 삶의 동반자입니다. 반려동물은 이제 인간의 삶 바깥에 머무는 존재에서 벗어나, 인간의 감정을 함께 나누고 관계를 형성하는 하나의 가족 구성원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같은 변화를 설명하는 개념이 바로 ‘펫 휴머나이제이션(Pet Humanization)’입니다. 반려동물을 사람처럼 대하고,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사회적 흐름을 뜻합니다. 중요한 점은 이것이 단순한 감성 소비나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사람들의 인식과 소비 방식, 산업 구조까지 바꿀 만큼 거대한 변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위한 프리미엄 의료·호텔·유치원·장례 서비스까지 등장한 배경에도, 동물을 ‘소유물’이 아닌 ‘가족’으로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흐름은 이제 감정의 차원을 넘어, 통계와 시장 규모, 소비 패턴이라는 숫자로도 분명하게 확인되고 있습니다.

KB금융그룹의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국내 반려인구는 약 1546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30%에 이릅니다. 우리 곁의 세 명 중 한 명은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 같은 보고서는 반려가구의 월평균 양육비가 약 19만원으로 전년보다 4만원 늘었다고도 전합니다.

전세계로 봐도 같은 흐름을 보입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인텐트마켓리서치(Intent Market Research) 에 따르면, 반려동물의 건강과 행복을 증진하기 위한 상품·서비스 시장 규모는 2024년 2276억달러(한화 약 340조원) 로 추정됐으며, 올해부터 연평균 10.0% 성장세를 이어가 2030년까지 4035억달러(한화 약 600조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점점 더 많은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게 되었을까요. 그 배경에는 우리 사회가 살아가는 방식의 변화가 자리합니다. 1인 가구가 늘고, 결혼과 출산이 더 이상 당연한 선택이 아니게 되면서, 사람들은 곁을 채워줄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KB금융그룹의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서 향후 반려동물을 기를 계획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20대에서 48.6%로 모든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고, 1인 가구의 양육 계획 응답률(38.8%)도 부부 가구(28.4%)를 크게 앞섰습니다. 혼자이거나 젊은 세대일수록 반려동물을 더 적극적으로 가족으로 들이고 있는 것입니다.

왜 기르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도 점점 또렷해지고 있습니다. 트렌드모니터의 '2024 반려동물 양육 경험 및 펫팸족(Pet+Family) 인식 조사' 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기르기로 결정한 이유로 '또 하나의 친구나 가족을 갖고 싶었다' 를 꼽은 1인 가구의 비율이 44%에 달했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동물을 '키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마음을 나눌 또 다른 가족을 곁에 두기 위해 반려동물을 맞이합니다. 단순한 즐거움이나 취미를 넘어, 정서적 교감과 유대가 양육의 가장 큰 이유로 떠오른 것입니다.

이렇게 반려동물이 '가족'의 자리에 올라서자, 사람들이 이들에게 베푸는 것의 수준도 자연스레 달라졌습니다. 반려동물의 마음과 행복까지 살피는 '펫 웰니스(Pet Wellness)' 가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은 것입니다. 가족에게 더 좋은 것을 해주고 싶은 마음, 그것이 더 좋은 사료와 더 좋은 병원, 더 세심한 서비스를 향한 발걸음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펫 웰니스'의 끝

반려동물은 이제 누구에게나 가족입니다. 그리고 가족은 나의 모든것을 줄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좋은 것을 해주고 싶은 마음에 한계가 없다면, 세상에서 가장 많은 것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반려동물에게 과연 어디까지 해줄 수 있을까요.

오늘은 슈퍼리치들의 반려동물이 누리는 특별한 세계를 들여다봅니다.

전담 기사부터 전용기, 심지어 상속으로 이어지는 서비스까지

사람보다 더 호화로운 삶을 사는 동물들의 현실을 알아보겠습니다.

SERVICE 01 . PET CHAUFFEUR

안전하게 모십니다

▲반려동물 전용 하이엔드 쇼퍼 서비스. (AI 기반 편집 이미지)
▲반려동물 전용 하이엔드 쇼퍼 서비스. (AI 기반 편집 이미지)

2021년 2월의 어느 밤, 미국 할리우드의 한적한 거리에서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반려견을 산책시키던 도그워커 라이언 피셔가 괴한들의 총에 맞아 쓰러졌고, 그가 끝까지 지키려 했던 프렌치 불도그 두 마리 ‘코지’와 ‘구스타프’는 그대로 납치되었습니다. 피셔는 생명이 위태로울 정도의 중상을 입었습니다. 로마에서 영화를 촬영 중이던 레이디 가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내 가족이 다시 온전해지기를 기도한다” 는 글과 함께 50만달러(한화 약 7억5000만원)의 현상금을 내걸었고, 다행히 반려견들은 며칠 뒤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는 더 섬뜩했습니다. 범인들은 그 개들이 레이디 가가의 반려견이라는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이들의 표적은 오직 프렌치 불도그라는 품종 자체였습니다. 수천 달러를 호가하는 인기 견종이라는 이유만으로 한 사람이 총에 맞고, 두 생명이 납치된 것입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범죄를 넘어, 유명인들이 반려견의 안전에 더욱 신경쓰게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슈퍼리치의 세계에는 반려동물의 이동만을 전담하는 하이엔드 쇼퍼 서비스가 존재합니다. 동물병원, 스파, 유치원, 공항 등 어디든 반려동물이 이동해야 할 때 전담 운전기사가 최고급 차량으로 직접 도어 투 도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대표적인 곳이 뉴욕을 거점으로 하는 '펫모(Petmo)' 입니다. 이곳은 사람을 위한 최고급 의전 서비스를 그대로 반려동물에게 적용한 '화이트 글러브(White-Glove)' 펫 택시를 내세웁니다.

특급 서비스

전담 기사는 집 앞까지 찾아와 직접 차량 문을 열고 닫아주며, 케이지 운반까지 대신합니다. 차량 내부에는 반려동물을 위한 생수와 각종 편의용품이 준비되고, 보호자 동승 여부와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차량 종류 역시 선택 가능하며, 이동 시간이 1시간을 넘을 경우에는 반려동물의 스트레스를 고려해 중간 산책까지 진행됩니다.

일반 차량 서비스가 반려동물 탑승에 추가 요금을 부과하거나 아예 승차를 거부하는 것과 달리, 이들의 목적은 오직 반려동물과 보호자의 안전하고 편안한 이동입니다. 단순 산책 대행을 넘어, 짧은 이동조차 가장 안전하고 품위 있게 관리하는 새로운 차원의 서비스입니다.

SERVICE 02 . PRIVATE JET

함께 나는 하늘

▲반려견과 함께 전용기에 탑승한 모습이 보인다. (사진제공=BARK Air)
▲반려견과 함께 전용기에 탑승한 모습이 보인다. (사진제공=BARK Air)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마음이 가장 무겁게 시험받는 순간이 있습니다. 바로 여행입니다. KB금융그룹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년 사이 반려가구의 45.2%가 반려동물 때문에 여행을 포기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두 가구 중 한 가구 가까이가 '혼자 둘 수 없어서', 혹은 '함께 갈 방법이 마땅치 않아서' 떠나기를 단념한 것입니다.

함께 떠나기로 마음먹어도 또 다른 벽이 기다립니다. 대부분의 항공사는 반려동물과 이동장을 합쳐 7kg 안팎으로 무게를 제한하기 때문에, 그보다 큰 중대형견은 사실상 화물칸 위탁 외에 선택지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 화물칸이 비극의 무대가 되기도 합니다. 2025년 7월, 제주에서 김포로 향하던 한 항공편의 화물칸에서 6살 반려견이 숨졌습니다. 보호자는 통풍이 되는 이동장에 넣고 입마개까지 채워 항공사 안내를 그대로 따랐지만, 김포공항에 도착해 이동장에서 꺼낸 반려견은 이미 의식이 없었습니다. 동물병원에서 측정한 체온은 정상보다 4도 이상 높은 42.8도, 사인은 열사병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 손상이었습니다. 보호자는 그 기종의 화물칸에 온도 조절 기능이 없다는 사실을 미리 듣지 못했다고 호소했습니다.

가족을 어두운 화물칸에, 그것도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환경에 맡기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슈퍼리치는 아예 다른 길을 택합니다. 좁은 수하물 칸이 아니라, 보호자의 좌석 바로 옆에서 완전한 자유를 누리는 펫 전용기 비행입니다.

이 영역을 대표하는 곳이 미국의 '바크 항공(BARK Air)' 입니다.

퍼스트클래스 서비스

반려견 용품 기업 바크(BARK)가 전세기 회사와 손잡고 걸프스트림 같은 전용기를 띄우는 서비스로, 반려동물은 케이지에 갇히는 대신 기내를 자유롭게 거닐고 보호자 곁에 머뭅니다. 탑승 전에는 컨시어지와의 사전 상담으로 반려동물에게 필요한 것을 미리 맞추고, 기내에서는 전담 승무원이 기압 변화로 인한 불편을 덜어주는 간식과 케어 제품을 챙깁니다. 따뜻한 물수건과 그루밍, 코와 발바닥을 위한 버터까지, 사람을 위한 퍼스트클래스의 의전이 그대로 반려동물에게 옮겨왔습니다.

현재 뉴욕에서 로스앤젤레스, 런던, 파리 등을 잇는 노선이 운영되고 있으며, 평균 요금은 약 1만달러 입니다. 우리 돈으로 15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오직 반려동물을 위해 치르는 것입니다.

SERVICE 03 . PET TRUST

남겨두는 마음

▲칼 라거펠트와 반려묘 슈페트. (출처=슈페트 인스타그램 @choupetteofficiel)
▲칼 라거펠트와 반려묘 슈페트. (출처=슈페트 인스타그램 @choupetteofficiel)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는 일은 누구에게나 슬픔입니다. 그런데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에게는 한 가지 두려움이 더해집니다. 만약 내가 이 아이보다 먼저 떠난다면, 남겨진 이 작은 생명은 누가 돌봐줄까. 이 질문에 대한 슈퍼리치의 답이 바로 '반려동물 자산 신탁(Pet Trust)' 입니다. 주인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남겨진 반려동물이 평생 같은 수준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도록, 양육비를 법적으로 보장하는 금융 서비스입니다. 자산가가 거액을 신탁에 맡겨두면, 은행과 법적 관리자가 미리 정해진 절차에 따라 반려동물의 병원비와 관리비를 사후에 집행합니다.

이 주제를 세상에 가장 우아하게 각인시킨 주인공이 있습니다. 샤넬과 펜디를 이끈 패션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 그리고 그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한 고양이 슈페트(Choupette)입니다.

라거펠트의 딸

두 사람의 인연은 우연처럼 시작되었습니다. 2011년, 라거펠트는 친한 모델 친구가 잠시 맡겨둔 새끼 고양이를 돌보다 그만 마음을 빼앗겨, 끝내 돌려주지 않고 자신의 곁에 두었습니다. 친구의 고양이를 납치하듯 데려온 셈입니다. 그날 이후 이 버만 고양이는 세상에서 가장 호화로운 삶을 사는 고양이가 되었습니다. 슈페트에게는 하루 네 번 털을 빗겨주는 전담 가정부 두 명과 전속 보디가드가 있었고, 주인과 같은 식탁에서 같은 음식을 먹었습니다. 전용기로 여행을 다녔고, 나오미 캠벨, 지젤 번천 같은 슈퍼모델과 나란히 화보를 찍었으며, 라거펠트가 직접 촬영한 사진으로 책까지 펴냈습니다. 라거펠트는 슈페트가 모델 일로 이미 300만달러를 벌었다며 '스타에게 기대할 만한 활약을 해줬다' 고 자랑스러워했습니다.

생전에 라거펠트는 슈페트를 두고 ”그 아이는 부자 소녀이고, 자기만의 재산을 가진 상속녀” 라고 공공연히 말했습니다.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재산 일부를 슈페트에게 남길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물론입니다. 걱정 마세요, 모두에게 돌아갈 만큼 충분하니까요.” 2019년 그가 세상을 떠난 뒤, 슈페트가 막대한 유산의 일부를 물려받았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슈페트는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고양이' 후보로 회자되었습니다. 상속 규모는 보도마다 다르지만, 분명한 것은 라거펠트가 떠난 지금도 슈페트가 그의 옛 가정부의 손에서 여전히 더없이 우아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13번째 생일은 베르사유 궁전에서 치러졌습니다.

칼 라거펠트가 남긴 것은 단순한 돈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이 곁에 없어도 사랑하는 가족의 삶이 흔들리지 않도록 미리 준비해 둔 마음, 반려동물 신탁은 그 마음을 제도로 옮겨놓은 장치입니다. 그리고 이 서비스는 이제 더 많은 슈퍼리치들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라이프펫케어(LifePet Care)처럼 반려동물 신탁 관리만 전문으로 다루는 회사들이 생겨나, 주인이 떠난 뒤 정해진 절차에 따라 반려동물의 평생을 돌보는 일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SERVICE 04 . CLONING

또 한 번의 만남

▲서로 닮은 개 두마리가 보인다. (사진제공=Viagen Pets)
▲서로 닮은 개 두마리가 보인다. (사진제공=Viagen Pets)

앞선 세 가지가 살아 있는 동안 가족에게 최고를 해주려는 마음이었다면, 마지막 이야기는 그 마음이 삶과 죽음의 경계마저 넘어서려 할 때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바로 반려동물 복제입니다.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나기 전 피부 세포를 채취해 보존했다가, 똑같은 유전자를 지닌 복제동물을 새로 태어나게 하는 서비스입니다.

공상과학 영화 속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이미 현실에서 상용화되어 있습니다. 미국의 비아젠 펫츠(ViaGen Pets)가 대표적인 기업으로, 현재 미국에서 반려동물 복제를 상업적으로 제공하는 거의 유일한 곳입니다. 비용은 개와 고양이가 각각 5만달러, 우리 돈으로 7500만원입니다. 신청이 몰려 대기 기간만 5개월에서 7개월에 이릅니다.

셀럽들의 선택

이 서비스가 다시 화제의 중심에 선 것은 2025년 11월의 일입니다. 미식축구 전설 톰 브래디가, 자신의 새 반려견 ‘주니’가 2023년 세상을 떠난 가족의 반려견 ‘루아’의 복제견이라는 사실을 공개한 것입니다. 그는 “두 번째 기회를 얻었다”며 동물을 향한 사랑을 이야기했습니다. 이 발표는 복제 기업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가 바이어젠을 인수했다는 소식과 함께 전해지며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톰 브래디만이 아닙니다. 가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역시 14살에 떠난 반려견 ‘서맨사’가 숨을 거두기 전 그 세포를 채취해 두 마리의 복제견을 얻었고, 이들에게 미스 바이올렛과 미스 스칼렛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똑같은 유전자에서 태어난 두 마리가 막상 자라면서 서로 다른 모습을 보였다는 점입니다. 스트라이샌드 본인도 복제견들의 성격이 서로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유전자는 복제할 수 있어도, 한 생명이 살아가며 만들어가는 고유한 성격까지 똑같이 찍어낼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떠난 가족과 조금이라도 닮은 생명을 다시 곁에 두고 싶은 마음은, 거액과 긴 기다림을 기꺼이 감수하게 만들 만큼 간절한 듯 합니다.

EPILOGUE

있는 그대로를 사랑한다는 것

(출처=AI 생성)
(출처=AI 생성)

어쩌면 사람은 아주 오래전부터 동물을 사랑해 온 존재였습니다. 사냥을 함께하던 늑대는 개가 되었고, 인간은 그 곁에서 외로움을 덜고 삶의 온기를 배웠습니다. 반려동물은 단순한 소유물이 아니라, 말없이 곁을 지키며 인간의 감정을 받아내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때로 가족에게조차 쉽게 내보이지 못하는 마음을 반려동물 앞에서는 숨기지 않습니다.

특히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는 슈퍼리치들에게 반려동물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돈으로 대부분의 관계와 서비스를 살 수 있는 세계에서도, 반려동물의 애정만큼은 계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건 없이 반겨주고, 실패와 성공을 구분하지 않으며, 존재 자체만으로 곁에 남아주는 관계입니다. 그것은 오히려 극단적인 경쟁과 고립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가장 귀중한 감정일 것입니다.

그래서 슈퍼리치들은 반려동물에게 기꺼이 거액을 씁니다. 최고급 호텔과 전용 셰프, 명품 케어와 경호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이유는 단순한 과시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슈퍼리치들에게도 돈은 결코 가벼운 가치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아낌없이 비용을 쓰는 배경에는 ‘내가 사랑하는 존재를 위험과 불편으로부터 완전히 보호하고 싶다’는 아주 원초적인 감정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할 때 가장 먼저 하게 되는 일이 결국 돌봄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세계는 때로 과해 보입니다. 어떤 개는 전용기를 타고, 어떤 개는 수십억 원의 상속을 받습니다. 사람들은 개가 무슨 오마카세를 가냐며 조롱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장면을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결국 인간은 자신의 외로움과 불안을 가장 순수하게 받아주는 존재에게 끝없이 마음을 내어주는 존재라는 사실이 보입니다. 어쩌면 슈퍼리치의 펫케어 산업은 끝내 사랑을 포기하지 못하는 인간의 본성을 보여주는 증거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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