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AI, 업무 보조 넘어 의사결정으로⋯“책임 기준 세워야”

입력 2026-05-2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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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활용 범위 넓어질수록 설명가능성·책임소재 쟁점 부상
“도입 지연도 리스크”⋯데이터 인프라·거버넌스 정비 필요

▲28일 보험연구원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보험산업의 AI활용에 따른 기회와 위협’ 세미나에서 임성빈 고려대 교수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보험연구원)
▲28일 보험연구원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보험산업의 AI활용에 따른 기회와 위협’ 세미나에서 임성빈 고려대 교수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보험연구원)

보험업계가 인공지능(AI)을 단순한 업무 보조 수단을 넘어 보험료 산출, 보험금 지급 심사, 약관 해석 등 핵심 의사결정 영역에 접목하려는 움직임을 가속하고 있다. AI의 활용 범위가 점차 넓어짐에 따라 판단 결과에 대한 책임 소재, 개인정보 활용 범위 등을 명확히 규정할 기준 마련이 시급해진 상황이다.

보험연구원은 28일 ‘보험산업의 AI 활용에 따른 기회와 위험’을 주제로 산학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AI 기술 발전이 향후 보험산업의 업무 방식 및 리스크 관리 체계에 미칠 파급력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주제 발표에 나선 임성빈 고려대 교수는 최근의 AI가 단순한 예측 도구를 넘어 ‘에이전트 AI’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에이전트 AI란 사용자의 질문에 답을 내놓는 챗봇 수준에서 나아가 스스로 자료를 탐색하고 적절한 도구를 선택해 일련의 업무 절차를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인공지능을 의미한다.

임 교수는 “최근의 AI는 새로운 문제를 풀 수 있는 ‘기계추론’ 단계로 접어들었다”며 “에이전트 AI 기술이 사이버 보안을 실제로 위협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AI로 인한 위협이 있지만 AI를 사용해 우리가 가진 데이터를 보호하려는 준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8일 보험연구원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보험산업의 AI활용에 따른 기회와 위협’ 세미나 토론 현장. (왼쪽부터) 양경희 보험개발원 실장, 서동훈 AIA생명 CTO, 하홍준 고려대 교수,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사진제공 = 보험연구원)
▲28일 보험연구원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보험산업의 AI활용에 따른 기회와 위협’ 세미나 토론 현장. (왼쪽부터) 양경희 보험개발원 실장, 서동훈 AIA생명 CTO, 하홍준 고려대 교수,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사진제공 = 보험연구원)

보험업이 대표적인 규제 산업인 만큼 기술의 진보만으로 즉각적인 현장 변화를 이끌어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현행 금융 가이드라인은 AI를 업무 보조 수단으로만 전제하고 있어 최종 의사결정과 책임은 임직원의 몫”이라며 “AI가 단순 보조 도구에서 업무 수행 주체로 격상될 수 있는지, 나아가 자동화가 가능한 핵심 업무의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역으로 AI 도입의 지연이 보험산업의 새로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그는 “사이버 위협이나 딥페이크 등도 경계해야 하지만 AI 도입 지체 현상이 가장 치명적인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며 “특히 자체 AI 구축 역량과 데이터 인프라, 전문 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형사는 대형사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실무 현장에서는 국내 보험사들의 AI 활용이 아직 제한적인 수준이라는 진단이 이어졌다. 서동훈 AIA생명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금융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의사결정형 AI’는 실제 현장에 거의 도입되지 못한 실정”이라고 짚었다.

양경희 보험개발원 실장은 AI 활용에 따른 잠재적 위험을 모델 자체의 오류 및 편향성, 내부통제 미흡, 개인정보 수집·활용 문제 등으로 세분화해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 실장은 “AI 위험 관리는 단순한 시스템 점검 차원을 넘어 데이터 수집부터 모델 학습, 실제 활용에 이르는 전 주기에 걸친 거버넌스의 문제”라며 “소비자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판단 근거를 제시하는 동시에 이를 통제할 인간의 관리·감독 체계를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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