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 어르신 대상 ‘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국가예방접종 확대 필요성을 공약에 반영하며 주요 보건의료 공약으로 제시됐다.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만큼 고령층 건강수명 유지를 위한 예방 정책 중요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보건의료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어르신의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를 보장하겠다’라면서 어르신 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사업 단계적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국민의힘도 중앙 정책공약집에 어르신 맞춤형 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 백신 국가예방접종(NIP) 도입을 공약에 담았다.
앞서 대한노인회도 정책 공약 제안에 ‘고령층 맞춤형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전략’ 도입 필요성을 제시했다. 현재 국가예방접종사업(NIP)을 통해 65세 이상 무료 접종이 시행되고 있지만 실제 예방 효과 측면에서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고면역원성 독감 백신을 국가예방접종 체계에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우선 75세 이상 고위험군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한국은 이미 NIP를 통해 65세 이상 고령층 독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접종률은 80%를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실제 보호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학술지 ‘백신(Vaccines)’에 게재된 국내 의료진 연구에 따르면 2023~2024 절기 기존 표준용량 인플루엔자 백신의 예방 효과는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약 14% 수준으로 분석됐다. 높은 백신 접종률에도 독감으로 인해 응급실을 찾거나 입원하는 환자 상당수가 고령층에서 발생했다는 의미다. 2020년 기준 전체 독감 사망자의 83.1%가 65세 이상으로 집계된 바 있다.
이 같은 보호 효과의 간극은 ‘면역 노화(Immunosenescence)’ 현상과 관련이 있다. 나이가 들수록 면역 체계 기능이 떨어지면서 젊은 층과 동일한 표준용량 백신으로는 충분한 항체 형성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고령층은 독감 감염뿐만 아니라 폐렴, 심혈관질환 악화 등 중증 합병증 위험도 함께 커질 수 있다.
대한감염학회를 비롯해 미국과 독일 등 주요 감염학회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기준 용량 백신 대신 고용량 인플루엔자 백신 등 고면역원성 백신을 우선 권고하고 있다. 김창오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지난달 서울 서대문구 주한프랑스대사관에서 열린 정책세미나에서 “고령층에서의 인플루엔자는 단순 호흡기 감염을 넘어 심혈관·대사질환 악화의 촉발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고령층은 면역노화 때문에 같은 백신을 맞아도 젊은 층보다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독일 등 주요국처럼 고용량·고면역원성 백신 도입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외 주요국은 이미 예방 효과 중심의 고령층 독감 예방 전략 강화에 나선 상태다. 호주는 고령층 대상 고면역원성 백신을 국가 예방접종 프로그램에 포함했으며 일본은 올해 10월부터 75세 이상 고령층 대상 고용량 독감 백신을 국가예방접종사업에 편입할 예정이다. 대만 역시 올해 하반기부터 요양시설 거주 65세 이상을 우선 대상으로 고면역원성 독감 백신 공공 접종을 추진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