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선박(나무호) 공격 주체로 이란을 사실상 지목하면서 향후 대응수위에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정부는 여러 정황상 이란 소행일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도 공격 주체를 단정하지 않다가 추가 조사를 통해 증거가 나오자 주한이란대사를 초치해 항의하기도 했다.
정부는 한국 화물선 나무호를 지난 4일 타격한 미상 발사체 2기가 이란에서 개발하고, 생산한 누르 계열의 대함미사일이라는 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런 조사 결과를 설명하고서는 "여러 가지 증거가 이란 쪽을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무호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피격된 지 23일 만이다.
박 차관은 “나무호는 총 2번의 미상 비행체 공격을 받았으며 첫 번째 탄두는 불폭, 두 번째 탄두는 기폭됐다”며 “비행체 엔진이 이란산 터보제트 엔진과 유사했고 부품에서도 이란의 제조사 각인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 나무호를 공격한 비행체 2개 가운데 불발탄의 탄두가 이란 대함미사일 ‘누르’ 혹은 ‘카데르’ 형상과 비슷했다면서 비행체 잔해물도 누르 계열 특유의 하늘색으로 색칠돼 있었다고 강조했다.
나무호 공격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결론을 낸 것이냐는 질문에 박 차관은 “여러 증거가 이란 쪽을 향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란의 고의성에 대해서는 확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나무호는 사건 당시 호르무즈해협 인근 해역에 정박 중이었으며, 미상 비행체 두 대 공격으로 선체 좌측 선미 외판 등이 크게 파손됐다. 정부는 국방과학연구소(ADD) 등 전문가들을 현지에 급파해 잔해를 확보한 뒤 국내 정밀 분석을 진행해왔다.
다만 외교부에 초치된 주한이란대사는 “절대 개입한 적이 없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는 외교부 청사에서 박 차관과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으로 한국 선박에 발생한 피해에 대해선 유감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면서도 “이란에선 이 문제에 대해 모두 부인하고, 절대 개입한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의 조사 결과를 인정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이런 조사가 이뤄졌을 때 양국이 협력했으면 좋겠다”며 “적대국들의 가짜 깃발(False Flag) 작전에 대해서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짜 깃발 작전은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적대국이나 제3국의 공격·테러로 위장하는 전술을 뜻한다. 이어 “지금 중동에서 발생하는 긴장 상태는 미국의 침략 때문”이라며 “이란은 모든 선박이 안전하게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데 관심이 많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아직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갇힌 선박 25척(나무호 포함)의 안전한 통행을 위해 이란과의 소통 등 외교적 노력도 계속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