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아시아 크루즈 시장은 중국·일본·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동북아 해양관광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 방문형 관광에서 벗어나 체류형·고부가가치 관광 전략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국내 크루즈 관광산업은 코로나19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크루즈 관광은 다시 성장세에 진입하며 동북아 관광시장의 핵심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단순 기항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관광객 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체류시간과 소비 규모는 제한적이며, 지역경제와의 연계 효과 역시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단순히 기항 횟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 관광객의 체류 확대와 소비 활성화, 지역경제 연계까지 고려한 새로운 해양관광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국내 크루즈 관광시장은 여러 구조적 과제를 안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특정 국가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다. 국내 크루즈 관광객은 중국 관광객 비중이 높은 구조를 보이고 있어 외교 관계나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관광 수요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과거 한중 관계 악화로 크루즈 관광 수요가 급감했던 사례 역시 국내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일본·대만·동남아시아·유럽·미주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해 안정적인 관광 수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또한 국내 크루즈 관광은 여전히 ‘당일 기항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다. 대부분의 크루즈가 짧은 시간 동안만 기항하면서 관광객 체류시간 역시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로 인해 관광객 소비 규모도 크지 않으며, 지역경제로 이어지는 실질적 경제효과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관광객과 크루즈 운항이 부산·제주·서귀포 등 일부 항구에 집중되면서 지역 간 관광 불균형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결국 단순 기항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관광객의 체류와 소비를 확대할 수 있는 체류형 고부가가치 관광으로의 전환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관광공사와 관계기관은 ‘모항 중심 체류형 관광 확대’를 주요 정책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 기항이 크루즈가 잠시 머무르는 경유지 개념이라면, 모항은 승객의 승·하선이 이루어지는 출발·도착 거점으로 숙박·교통·쇼핑·식음료 등 지역경제 전반에 더 큰 경제효과를 가져온다. 이에 정부는 부산과 인천을 중심으로 크루즈 모항 기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또한 항공·철도와 연계한 크루즈(Fly & Cruise, Fly-Rail & Cruise) 전략을 통해 관광객 체류시간 확대와 지역 소비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기존 크루즈 관광이 쇼핑 중심의 단기 체류 관광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오버나잇 크루즈 확대와 체험형 콘텐츠 강화를 통해 관광객 체류시간과 지역 소비를 늘리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야간관광, 공연, 미식관광, 웰니스, K컬처 콘텐츠 등을 연계한 다양한 관광 프로그램이 확대되면서 차별화된 해양관광 도시 브랜드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동시에 최근 증가하는 개별관광객(FIT) 수요에 맞춰 체험형·테마형 관광상품 개발의 중요성 역시 더욱 부각되고 있다.
동북아 크루즈 시장의 성장 흐름을 살펴보면 국가별 전략 차이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중국은 상하이를 중심으로 크루즈 모항 전략을 적극 추진하며 글로벌 크루즈 허브로 성장했고, 일본 역시 대규모 항만 인프라 투자와 글로벌 선사 유치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빠르게 확대해왔다. 반면 한국은 오랫동안 단순 경유형 기항지 역할에 머물러 있었지만, 최근에는 정부의 크루즈 활성화 정책과 인바운드 관광 전략 강화로 체류형 해양관광 중심의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결국 해양관광의 경쟁력은 단순히 크루즈 입항 횟수를 늘리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관광객이 얼마나 오래 머물고 지역에서 다양한 문화와 콘텐츠를 경험하며 소비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
앞으로 한국이 부산·인천 등을 중심으로 단순 기항지를 넘어 동북아 크루즈의 출발·체류·소비 거점으로 성장한다면, 해양관광은 대한민국 관광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스쳐 지나가는 경유지가 아니라, 세계 관광객이 머물고 소비하며 다시 찾는 체류형 해양관광 국가로 도약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