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단차가 신호?…서소문 고가 붕괴 원인은

입력 2026-05-27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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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현장에서 상판 일부가 무너지는 붕괴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관계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26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현장에서 상판 일부가 무너지는 붕괴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관계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와 관련해 사고 전 확인된 2.9㎝ 단차가 교량을 지탱하는 거더의 손상 여부를 점검해야 하는 위험 신호였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함은구 을지대 안전공학전공 교수는 27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와 관련해 “실제로 슬라브 절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충격이라든가 일부 침하 이런 것들로 인해서 한 2.9㎝ 정도의 단차가 발생했던 걸로 알려지고 있다”며 “이런 단차 같은 경우에는 철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함 교수는 이 단차가 단순한 변형인지, 구조적인 손상의 신호인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판 일부가 내려앉은 것이 하중 문제를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볼 수가 있다”며 “현장 소장이라든가 공사 책임자가 이러한 징후를 확인한 후에 공사 중단을 내린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사고는 새벽 시간대 슬라브 절단 작업 중 단차가 확인된 뒤, 오후 정밀 안전진단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 교수는 “새벽에 단차라든가 이런 것들이 발견됐기 때문에 어제 오후 2시부터 정밀 안전진단을 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함 교수는 사고 당시 점검 대상이 교량의 수평 지지 구조물인 거더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둥과 기둥, 그러니까 교각과 교각 사이를 수평부재인 거더를 놓고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실제로 거더들이 하중을 나눠서 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9cm 정도의 단차가 거더에 심각한 손상 때문에 발생한 건지 이런 유무를 점검하러 들어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단차 발생 이후 현장에서는 거더 자체의 안전성 확인이 필요했다는 게 함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거더의 부재 자체에 구조적인 손상이 있다든가, 거더가 철로 되어 있는 구조물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부식이라든가 이런 것들, 결국 우리가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보의 안전성이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거더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아래쪽에 지지대를 설치한다든가 철거 방식을 전환한다든가 이런 것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붕괴 장면에 대해서는 거더 중심부가 하중을 버티지 못하면서 내려앉은 형태로 봤다. 함 교수는 “거더 중심부 쪽에 아무래도 중심부가 하중을 많이 받게 될 것”이라며 “휘어짐이라든가 처짐이라든가 좌굴이 발생하고, 이 좌굴에 의해서 편심, 집중 하중이 되면서 가장 취약했던 부분이 내려앉는 그런 형태로 붕괴가 발생한 것이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6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현장에서 상판 일부가 무너지는 붕괴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관계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26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현장에서 상판 일부가 무너지는 붕괴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관계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현장에 사람이 직접 접근한 점에 대해서는 안전진단과 의사결정 과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사고 당시 현장소장과 감리단장, 외부 전문가 등은 구조물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함 교수는 “사고를 당하신 분들이 결국은 현장의 여러 가지 안전 상황이라든가 공사 방식이라든가 이런 것에 의사결정을 하시는 분들”이라며 “구조상의 문제점들을 확인하려면 최종 의사결정과 전문가 진단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드론 등을 활용한 비접촉 점검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부 방식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현장에 접근하지 않고 조사하는 일부 방식들이 있지만, 해당 지역 같은 경우에 서울의 교통 요충지라고 할 수 있다”며 “의사결정을 하시는 분들이 책임감 있게 현장 확인이라든가 이런 부분들을 시급하게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함 교수는 사고가 난 구조물이 이미 노후화된 상태였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2019년부터 D등급을 받았고, 긴급 보수 보강이라든가 사용 제한을 받을 수 있는 등급이었다”며 “계속해서 콘크리트가 박리돼서 떨어지고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는 철거를 결정했고, 작년부터 순차적으로 철거가 진행됐던 구조물”이라고 말했다.

다만 붕괴 가능성을 현장에서 쉽게 예측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봤다. 함 교수는 “해당 고가 같은 경우에 작년 9월부터 철거가 됐고, 지금 남아 있는 부분이 마지막 경간으로 알고 있다”며 “492m 정도의 고가를 철거하면서 상당 부분 철거에 대한 여러 가지 노하우라든가 구조적인 강도에 대한 기본적인 데이터가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더에 대한 편심이 한꺼번에 발생해서 순식간에 주저앉는 이런 부분들까지는 현장에서 많이 고려가 안 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게 무너지리라고는 아마 현장에서도 쉽게 판단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고 전 공사 중단과 안전진단 절차 자체에 대해서는 큰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함 교수는 “단차 발생의 이상 징후에 의한 공사 중단, 그리고 공사 중단을 한 후에 공사 재개라든가 여러 가지 안전 조치에 대한 부분들을 기본 확인하는 과정이었다고 보여진다”며 “기본적으로 점검이라든가 그 프로세스 자체는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현장 통제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아래 공사 관계자라든가 이런 부분들에 대한 적절한 통제라든가 이런 부분들은 아쉬운 부분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함 교수는 서소문 고가차도가 철도 인접 구조물이었다는 점도 사고 위험을 키운 요인으로 봤다. 그는 “2.9cm의 단차라든가 거더 자체의 여러 가지 부식이라든가, 특히 철도변에 있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진동이라든가 반복 하중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던 걸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또 철거 방식에 대해서는 전면 통제가 어려운 도심 교통 여건 속에서 순차 해체 방식이 적용된 것으로 봤다. 함 교수는 “교통 통제라든가 주변에 광역적인 부분들은 굉장히 어려운 지역이었다”며 “전면적인 통제라든가 한꺼번에 철거하는 방식이 아니라 조금씩 해체하는 방식으로 공사가 진행됐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함 교수는 정확한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향후 조사 결과가 필요하다는 전제 아래, 이번 사고가 단차 발생 이후 구조 안전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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