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실수 한번에 ‘치명타’...소비자 감수성, 기업 뿌리부터 흔든다[기업 감수성 전쟁]

입력 2026-05-2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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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6-05-25 17:3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스타벅스 ‘5·18 탱크데이’ 논란 확산 일파만파
멤버십 탈퇴·선불카드 환불...이마트 주가도 10%↓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26일 재차 대국민 사과

▲21일 광주 서구 광천동 이마트 광주점 앞에서 열린 스타벅스 코리아 규탄 기자회견에서 스타벅스 텀블러와 컵 등이 깨지고 찌그러진 채로 놓여있다. (연합뉴스)
▲21일 광주 서구 광천동 이마트 광주점 앞에서 열린 스타벅스 코리아 규탄 기자회견에서 스타벅스 텀블러와 컵 등이 깨지고 찌그러진 채로 놓여있다. (연합뉴스)

‘소비자 감수성(Consumer Sensitivity)’ 관리가 기업의 생존을 가르는 핵심 경영 지표로 부상했다. 과거 제품 하자, 서비스 문제 제기에 그쳤던 소비자 반응이이 기업의 윤리 및 역사 인식, 사회적 공감 능력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확대되면서다. 사회적 통념과 국민적 정서에 어긋난 콘텐츠 하나가 순식간에 기업 가치를 파괴하는 ‘치명타’가 되는 시대가 오고 말았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운영법인 SCK컴퍼니)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 사태를 둘러싼 비난 여론이 연일 확산하면서 기업의 소비자 감수성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사회·정치·젠더·역사 이슈처럼 소비자 감수성이 민감한 영역에에선 작은 표현 하나도 기업 전체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진 탓이다.

앞서 18일 오전 ‘탱크데이’ 슬로건을 사용한 텀블러 출시로 시민들의 분노를 산 스타벅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X를 통해 비난한 것을 시작으로 ‘탈스타벅스(탈벅)’ 기류가 확산하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즉각 손정현 스타벅스 대표와 마케팅 담당 임원을 해임했다. 이후 정 회장은 19일 서면으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럼에도 소비자 분노는 계속 되고 있다. 스타벅스 멤버십을 반납하고 선불카드를 환불받는 등 탈벅 인증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멸공’ 등 정 회장의 과거 SNS 발언이 재소환되는 한편 이 대통령은 24일엔 세월호 참사 10주기였던 작년 4월 16일 스타벅스가 ‘사이렌(Siren) 클래식 머그’ 출시한 사례까지 재차 언급하며 압박했다. 스타벅스 로고인 사이렌은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뱃사람을 홀려 배를 난파시키는 바다의 요정이란 점에서 논란이 됐다.

스타벅스는 금세 기업 가치가 급락했다. 스타벅스 모회사 이마트는 22일 종가 기준 9만500원으로 일주일 만에 10% 넘게 급락했다. 시가총액 약 3300억원이 증발한 셈이다. 경제적 파장은 더 커질 전망이다. 광주신세계 ‘광천터미널 복합화사업’과 신세계프라퍼티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등 사업이 위태로워졌다. 콜옵션 조항이 있는 미국 스타벅스 본사와의 라이선스 계약도 흔들릴 것이란 우려다. 이미 행정안전부 등 정부 기관은 스타벅스 기프티콘 등을 일절 구매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또한 기존에 수여했던 정부 표창의 취소 여부를 두고도 내부 검토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 장기화 국면이 되자, 정 회장은 26일 공개석상에서 대국민 사과를 재차 할 예정이다. 또한 이번 사태와 관련한 자체 진상조사 결과도 발표한다.

스타벅스 외에 전례도 있다. 2021년 편의점 GS25의 홍보 포스터 속 손 모양이 특정 커뮤니티의 혐오표현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2019년 무신사가 SNS 홍보 이미지에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키는 문구를 써 논란이 됐다. 당시에도 GS25 운영사인 GS리테일의 주가가 요동쳤고 두 기업 모두 불매 운동에 휩싸였다. 무신사는 7년 전 스타벅스와 유사한 마케팅이 재소환돼, 거듭 5.18 유족들에게 사과했다.

해외에서도 사회·문화적 감수성을 놓친 마케팅은 브랜드 위기로 직결된다. H&M, 돌체앤가바나(D&G), 펩시 등 글로벌 기업들은 인종·문화·사회운동과 관련한 표현 논란으로 불매운동과 매출 타격, 플랫폼 퇴출 등의 후폭풍을 겪었다. 기업이 사회적 공감 능력을 잃는 순간 소비자는 언제든 브랜드를 외면할 수 있는 것이다.

본지 자문위원인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소비자 감수성이 중요해진 만큼 ‘도덕 불감증’, 그와 관련한 실수는 너무 위험해졌다. 거기에 스타벅스의 경우 대주주인 이마트 경영인 개인의 과거 행보가 누적된 영향도 있다고 본다”며 “책임있는 브랜드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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