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중국 북극항로 밀착…한국도 ‘북극 물류 주도권’ 전략 서둘러야

입력 2026-05-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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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항로를 운항 중인 선박. (사진제공=해양수산부)
▲북극항로를 운항 중인 선박. (사진제공=해양수산부)
러시아와 중국이 북극항로(NSR)를 중심으로 물류·에너지 협력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북극 물류 질서 재편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중동 리스크와 호르무즈 해협 불안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북극항로가 대체 글로벌 공급망으로 부상하면서 한국도 북극항로 전략을 서둘러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의 ‘북방물류리포트 제331호’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원자력기업 로사톰은 UAE 글로벌 항만기업 DP월드와 러시아 내 물류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로사톰은 북극항로 물동량이 올해 4000만 톤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며 북극항로 기반 물류 확대 전략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이번 협력은 러시아가 북극항로를 단순한 자원 수송로를 넘어 글로벌 상시 물류망으로 육성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로사톰은 DP월드와 협력을 통해 글로벌 인프라 접근성을 확보하고 신규 화물 물량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는 북극항로 운항 인프라도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 조선기업 USC는 북극 지역 항만과 접근 수로에서 연중 운항이 가능한 Ice7급 신규 쇄빙선 개발에 착수했다. 해당 쇄빙선은 디젤-전기 추진 시스템과 강화 선체를 적용해 북극항로 항만 운영 안정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중국과의 협력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러시아 아르한겔스크 정부와 중국 해운사 뉴뉴쉬핑라인(NewNew Shipping Line)은 올여름~가을 북극항로 ‘Arctic Express’ 해상 운송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측은 이미 모스크바~아르한겔스크~중국을 연결하는 복합운송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며 향후 운항 횟수도 확대할 계획이다.

북극항로를 통한 에너지 운송도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산 북극 LNG를 실은 선박들은 중동 긴장과 홍해 리스크 속에서도 홍해와 수에즈 운하 항로를 계속 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소 7척의 LNG 운반선이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했거나 중국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중국은 북극 LNG의 핵심 수요처로 부상하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 베이하이 LNG 터미널이 러시아 Arctic LNG 2 프로젝트 화물을 받는 사실상 유일한 구매처라고 분석했다.

중동 리스크 확대도 북극항로 중요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KMI는 이란 리스크 확산으로 국제남북운송회랑(INSTC)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으며 물류비 증가와 배송 지연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장기화가 유라시아 에너지·물류 질서 재편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북극항로는 단순히 운항 거리를 줄이는 차원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에너지 안보 변화 흐름 속에서 전략적 가치가 커지고 있다”며 “한국도 부산항과 북극항로를 연계한 물류 허브 전략과 쇄빙·친환경 선박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으로서는 북극항로가 단순한 ‘새 항로’가 아니라 공급망 위기 대응과 에너지 안보 차원의 전략 자산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정부는 올해 9월 3000TEU급 컨테이너선을 활용한 부산~로테르담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추진하고 있으며 쇄빙·내빙선박 지원과 부산항 인센티브 확대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북극항로를 둘러싼 지정학 리스크와 러시아 제재 문제는 변수다. 최근 러시아 제재 대상 LNG 운반선 ‘아틱 메타가즈’가 지중해 몰타 인근에서 폭발·화재 사고를 겪는 등 안전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북극항로 경쟁이 이미 러시아·중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만큼 한국도 조선·항만·물류·에너지 산업을 연계한 종합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부산항과 북극항로 연계 전략, 쇄빙선 기술 경쟁력 확보, LNG 및 에너지 운송 대응체계 구축 등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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