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부총리 "중동전쟁으로 어려운 상황, 재정·통화 정책조합 중요"
신 총재 "성장과 물가 상충 이슈⋯두 기관 간 협력 적극 임할 것"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 사흘 만에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첫 회동을 가졌다. 두 경제 수장은 중동전쟁 충격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재정당국과 통화당국 간 긴밀한 소통과 정책공조 필요성에 의견을 같이 했다.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 성장을 위한 중장기 구조개혁 연구와 실행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구 경제부총리와 신 총재는 23일 오전 7시 40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 뱅커스클럽에서 첫 공식 조찬 회동을 가졌다. 두 경제 수장의 첫 대면은 신 총재 취임 이틀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전임자인 이창용 한은 총재가 당시 추경호 경제부총리와의 첫 대면을 취임 3주 만인 5월 15일에 진행한 점을 감안하면 빠른 만남이다.
구 부총리와 신 총재는 회동 시간에 정확하게 맞춰 등장했다. 구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신 총재님의 취임을 축하드린다"며 말문을 열었다. 신 총재 역시 아직은 어색한 웃음 속 "감사하다"고 답변했다.
본격적인 대화는 좌석에 착석한 뒤 시작됐다. 이 자리에는 재경부에서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와 국제금융을 담당하는 문지성 국제경제관리관, 한은에서 각각 국제국과 통화정책을 맡고 있는 권민수ㆍ박종우 한은 부총재보가 동석했다. 구 부총리는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우리 경제가 작년 4분기 이후 성장세를 이어가다 올해 2월 말 중동 전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총재님이 오셔서 재경부 입장에서는 큰 힘이 된다. 한은과 재정경제부가 더 긴밀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구 부총리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간 공조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간의 폴리시 믹스(Policy Mix, 정책조합)를 통해 양 기관이 긴밀히 협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근) 금융ㆍ외환시장도 변동성이 크고 특히 환율은 두 기관이 더 긴밀하게 조율해야 하는 만큼 많은 협조 부탁드린다"고 언급했다.
정부 차원의 구조개혁도 중요 화두로 제시됐다. 구 부총리는 "구조개혁을 통해 국가 성장 잠재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며 "연구 기능이 있는 한은에서 좋은 의견이나 안을 주시면 저희들도 잘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 기관이 각자도생하기보다는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한은과 재정경제부가 수시로 만나 소통하자. 앞으로 전화도 자주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신 총재 역시 "바쁘신 와중에 직접 경제 상황에 대해서 인식을 같이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면서 "구 부총리 말씀대로 지금 중동 사태가 진행 중인 만큼 한은이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답했다. 신 총재는 그러면서 "현재 성장과 물가가 상충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자주 연락드리면서 현안 이슈 뿐 아니라 중장기적인 제도 개선 등에 대해서도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비공개 조찬 회동은 50분 만인 오전 8시 30분 경 마무리됐다. 회동을 마치고 나온 구 부총리는 미소를 지으며 "소통 잘 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신 총재 역시 "(환율 등 여러 현안에 대해) 폭넓게 이야기했다"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신 총재는 이날 깜짝 성장한 1분기 GDP 성장률에 대해 "한국 경제의 복원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답변하고 자리를 떠났다.
한편 재경부와 한은은 향후 시장상황점검회의 등 기존 채널을 통해 긴밀히 소통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당국 관계자는 "필요에 따라 수시로 만나 격의없이 의견을 나누며 정부와 중앙은행 간 협력을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