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인 돌봄 인력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 비자 정책을 개선하고 돌봄 로봇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제언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6일 이런 내용이 담긴 'KDI FOCUS: 노인 돌봄서비스 인력의 전망과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초고령화가 심화하면서 공적 노인 돌봄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더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 인구 규모의 증가로 장기요양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2043년에 2023년 대비 2.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80세 이상 초고령 인구 규모의 증가로 돌봄 필요도가 높은 1~3등급 서비스 수요가 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요양보호사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2023년 71만 명 수준이던 근로 요양보호사 규모는 2034년 80만6000명으로 정점에 이른 후 감소 추세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현재 요양보호사 인력 규모의 증가는 60세 이상 고령 인력의 증가가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인력의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업무의 육체적 부담이 큰 요양보호사 인력의 노동생산성이 하락해 실효 인력은 더 줄어들게 된다.
현재의 장기요양서비스에 대한 수요와 인력 공급 전망이 계속된다면 향후 요양보호사 인력의 업무 부담은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게 KDI 분석이다. 2023년 기준 근로 요양보호사 인력 1인당 서비스 수요자는 1.5~1.9명이다. 현재의 인력 공급과 서비스 수요 양상이 지속할 때 요양보호사 인력 1인당 서비스 수요자는 2030년 1.9~2.4명, 2040년 3.0~3.7명으로 증가한다.
KDI는 노인 돌봄 인력 확충을 위해 외국인 인력을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현재 외국인 요양보호사 인력 정책은 국내 취업에 제약이 없는 사증(VISA) 소지자를 대상으로 한다. 요양보호사 교육을 받고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외국인은 거주(F-2), 재외동포(F-4), 영주(F-5), 결혼이민(F-6), 방문취업(H-2) 비자 소지자로 제한된다.
2024년 7월부터는 특정 활동(E-7) 요양보호사 직종을 신설해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하고 요양시설에 취업한 국내 대학 졸업 외국인 유학생에게 특정 활동(E-7) 비자를 발급하는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요양보호사 자격 취득 허용 대상은 외국인 유학생(D-2)과 졸업 구직 비자(D-10)까지 확대됐다.
요양보호사 중 외국인 인력 규모는 지속해서 늘고 있으나 2023년 기준 전체 근로 요양보호사 중 0.9%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는 자격 취득이라는 일자리 진입장벽의 존재와 현재 자격 취득 허용 외국인이 국내에서 일자리 선택에 제약이 없는 비자 소지자인 점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KDI는 분석했다.
보고서를 집필한 권정현 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일정한 양적, 질적 수준을 갖춘 노인 돌봄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요양보호사 인력에 한정한 비자 정책을 활용해 인력을 확보하고 배치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저숙련 인력의 대량 유입이 유발할 수 있는 저숙련 내국인 인력의 일자리 감소 문제를 고려할 때, 해당 일자리에 한정한 비자 발급과 총량 관리는 외국인 인력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KDI는 현재 고용허가제 서비스 업종의 고용허용 인원 기준을 요양시설에 적용하면 최대 6만 3000명까지 고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체 근로 요양 보호사 인력의 약 10%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요양보호사 인력을 확충하기 위해서 활용할 수 있는 비자 정책은 현재 시범사업 중인 외국인 유학생 대상 특정 활동(E-7) ‘요양보호사’ 직종의 대상자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다. 또한 노인돌봄 분야 전문 직업훈련 과정을 개설해 근로 희망 유학생을 수용해 전문인력으로 양성하고 해당 분야 취업 시 비자를 발급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지역 근로에 대한 유인체계 제공을 통해 지역의 수급 불균형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제언했다. 권 연구위원은 "지역의 인력 확충을 위해서 특정 활동(E-7) 비자를 취득하고 5년 이상 근로 후 영주권 신청 시 지역 근무 및 근속 등에 대해 점수 가산 혜택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인력이 부족한 지역의 인력 확충을 위한 유인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KDI는 돌봄 로봇을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돌봄 로봇을 활용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서비스 수급자에게 더 나은 돌봄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서다. 권 연구위원은 "돌봄 로봇의 도입은 인력의 업무 부담을 완화하고 고용 지속성을 높여 요양시설의 만성적인 인력 부족 문제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