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 금융, 이더리움 위에서 열린다
ETHFI, ETHGas 확장 지원에 30억달러 투입

15일 서울 강남구 더 라움(THE RAUM)에서 열린 ETHCapital 서울에서는 이더리움을 차세대 금융 인프라로 재조명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조셉 찰럼 샤프링크 최고경영자(CEO)는 기관투자자 관점에서 이더리움의 확장 가능성을 짚으며, 스테이블코인과 자산 토큰화, AI 기반 금융 자동화가 맞물리는 흐름 속에서 이더리움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봤다.
기관이 보는 이더리움의 조건은 신뢰·보안·유동성
‘The World Computer called Ethereum’ 세션에 나선 조셉 찰럼 샤프링크 최고경영자(CEO)는 블랙록에서 디지털자산 관련 업무를 맡았던 경험을 토대로, 기관이 암호화폐 시장을 바라보는 핵심 기준은 결국 신뢰, 보안, 유동성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형 기관들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대한 익스포저를 원하면서도 현물 직접 보유에는 제약이 있었고, 이런 수요가 ETF와 토큰화 상품 구조를 밀어올렸다고 소개했다. 찰럼은 “우리는 수요를 만든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던 수요에 맞는 수단과 상품을 제공한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특히 미래 금융 인프라로서 이더리움을 높게 평가했다. 빠른 체인이 많더라도, 글로벌 기관이 실제로 원하는 것은 단순 속도가 아니라 오랜 기간 멈추지 않고 운영된 네트워크, 분산된 검증 구조, 그리고 이미 형성된 자산과 유동성이라는 것이다. 찰럼은 “기관은 신뢰와 보안, 유동성을 원한다”며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자산, 디파이에서 지배력을 가진 곳이 바로 이더리움”이라고 강조했다.
AI 에이전트 금융 자동화, 이더리움 위에서 구현될까
이번 세션의 핵심 화두 중 하나는 에이전트 경제(agentic economy) 였다. 찰럼은 향후 거대한 자산 이전이 젊은 세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기존 금융기관보다 소프트웨어와 코드, 모바일 환경을 더 신뢰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AI 에이전트가 결합하면 단순 송금과 결제를 넘어 급여 재투자,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자산 대여, 수익률 최적화 같은 기능이 자동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에이전트는 잠들지 않는다”며 “사용자가 쉬는 동안에도 더 나은 수익 기회를 찾고 자산을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왜 이 같은 흐름의 중심이 이더리움이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찰럼은 표준과 신뢰 구조를 이유로 들었다. 그는 소액결제와 에이전트 간 상호작용, 자산 거래를 뒷받침하려면 개방형 표준이 중요하며,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자산이 주로 이더리움 생태계에 몰려 있다는 점이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또 전통금융 자산 토큰화와 에이전트 기반 거래가 본격화되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거래량이 발생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블록 생성 속도와 처리 성능 역시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봤다.
샤프링크 “생태계 재투자가 결국 이더리움 성장으로”
샤프링크의 전략 역시 이런 관점과 맞닿아 있다. 찰럼은 샤프링크를 단순한 이더리움 가격 노출 수단이 아니라, 스테이킹과 생태계 배치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구조로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자본을 모으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자본을 다시 이더리움 커뮤니티에 투입해 생태계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커뮤니티에 좋은 일이 결국 이더리움에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더리움 가격과 기관 채택의 관계를 두고도 인상적인 발언이 나왔다. 찰럼은 그동안 시장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하나의 흐름처럼 움직였지만, 앞으로는 실질적 효용을 제공하는 자산이 장기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스테이블코인 결제, 실물연계자산(RWA) 토큰화, 에이전트 경제가 확산될수록 이더는 그 생태계를 지탱하는 ‘신뢰 계층’으로 재평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더는 더 이상 비트코인의 ‘작은 동생’으로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며 “자체적인 두 발로 설 시점”이라고 말했다.
속도·프라이버시·양자내성 과제로 제시
세션 말미에 그는 이더리움 생태계가 앞으로 집중해야 할 과제로 속도와 확장성, 프라이버시, 양자내성을 꼽았다. 대규모 금융 거래를 감당하려면 보안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성능 개선이 이어져야 하고, 기관 자금이 본격 유입되려면 프라이버시 수요도 충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양자컴퓨팅 시대에 가장 먼저 안전한 대응 체계를 갖춘 체인이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THGas 확장 구상과 ether.fi의 30억달러 지원
앞선 두 세션은 이러한 논의의 배경을 형성했다. ‘Welcome & Vision for ETHCapital’에서는 ETHGas 측이 올해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처리 용량과 속도 개선 가능성을 언급하며, 여러 체인으로 분산됐던 흐름이 다시 이더리움 중심으로 수렴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제시했다. 또 한국이 전통금융의 깊이와 높은 크립토 이해도를 동시에 갖춘 시장이라는 점에서, 서울이 ETHCapital의 출발점으로 적합하다는 설명도 나왔다. 이 자리에서는 ether.fi가 ETHGas 마켓플레이스에 30억달러 규모 지원 계획을 공개하고, 이를 통해 실시간 이더리움 거래 확대와 처리 성능 개선, 지연 시간 축소를 뒷받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Ethereum Today’에서는 아시아 각국의 규제 변화와 기관 참여 확대 흐름이 짚어졌다. 연사들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 제도 정비가 기관 진입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으며, 개인 투자자 중심의 과열이 일부 가라앉은 대신 기관·기업·정부의 움직임은 오히려 더 선명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이더리움은 오픈소스 커뮤니티 위에서 다양한 가치평가 관점을 허용하는 독특한 자산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기술 실험 넘어 금융 인프라 담론으로
이날 ETHCapital 서울 무대는 이더리움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시장의 관심은 더 이상 기술 실험이나 가격 등락에만 머물지 않고 기관 자본, 자산 토큰화, 스테이블코인 결제, AI 기반 금융 자동화로 옮겨가고 있다. 이 가운데 ‘The World Computer called Ethereum’은 이더리움이 단순한 속도 경쟁이 아닌 신뢰와 제도적 수용성을 기반으로 한 금융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