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충격’에 비료·사료·비닐까지 흔들…농축산물 가격 압박 커진다 [외풍 취약한 밥상물가]

입력 2026-04-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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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료는 7월, 사료는 8월 초까지 버틴다지만 하반기 불안 확대
농식품부, 추경 3775억원 확정…유류·비료·사료 지원예산 1118억원 증액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이 5일 전남 여수시에 있는 남해화학을 찾아 비료 원료 수급 동향과 비료 생산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이 5일 전남 여수시에 있는 남해화학을 찾아 비료 원료 수급 동향과 비료 생산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국내 농축산업이 중동 전쟁의 직격탄을 맞았다. 비료와 사료, 농업용 비닐, 유류 등 영농 투입재 전반이 흔들리면서 농가 생산비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당장 수급 대란으로 확산되지는 않았지만 국제유가와 해상운임, 원자재 가격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만큼 시차를 두고 하반기 소비자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전쟁발 공급망 교란이 단기 충격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농산물 가격 전반을 끌어올려 ‘밥상물가’로 번질 것이라는 경고가 힘을 얻고 있다. 지난달 수입물가가 28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치솟은 것은 이러한 우려의 현실화 가능성을 키우는 대목이다.

1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업계 등에 따르면 비료는 7월까지, 사료는 8월 초까지 사용할 물량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확보한 상태다. 비료의 경우 완제품 3만1000t(톤)과 보유 요소를 활용한 예상 생산량 4만8000t을 감안한 전망치다. 사료는 사전계약 물량을 고려한 것인데 5월부터 신규 계약이 본격화하면 가격인상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게 정부와 업계의 판단이다.

수급 불안보다 더 직접적인 문제는 비용 부담이다. 농식품부는 중동 전쟁 이전과 비교해 국제곡물 가격이 약 3~9% 오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시설농가가 체감하는 난방용 등유 가격도 2월 27일 L(리터)당 1115원에서 이달 10일 1360원으로 상승했다. 농업용 필름 역시 원자재인 폴리에틸렌(PE) 가격 상승과 공급 불안 여파로 일부 민간 판매업소와 지역농협 자재센터에서 가격 인상이 나타나고 있다.

농가가 생산비를 곧바로 판매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워 비용 상승분이 우선 현장에 누적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금은 재고와 기존 계약 물량으로 버티고 있지만 충격파가 커질수록 부담은 현장에 먼저 쌓이고, 1~2개월 후 소비자 가격에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

▲(AI 기반 편집 이미지)
▲(AI 기반 편집 이미지)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대응 수위를 높였다. 농식품부는 추경 3775억원 가운데 중동 전쟁 영향에 따른 유류·비료·사료 등 농자재 지원에 1118억원을 투입한다. 세부적으로는 농기계용 경유 지원 확대에 529억원, 시설원예 농가 난방용 유류 지원 한도 확대에 16억원, 무기질비료 지원에 73억원, 사료 원료 구매자금에 500억원이 각각 추가 반영됐다.

그러나 비료·사료·농업용 필름처럼 핵심 투입재가 여전히 해외 원자재와 수입 공급망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근본적인 불안 요소는 남아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중동 변수가 일시적 악재라기보다 한국 농업의 구조적 취약성을 다시 드러낸 만큼 농업 혁신의 계기로 삼아야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성훈 충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원유 수입선 다변화와 함께 비료·비닐 등 핵심 농자재를 비축 관리 대상으로 올리고, 생산 이후 유통 단계까지 공급망을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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