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흑자 최대인데 환율은 고점…"원화, 수급과 따로 간다"

입력 2026-04-1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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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중심 수출 호조로 무역수지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를 웃돌는 '디커플링'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원화 약세가 단순 수급이 아닌 구조적 변화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경상수지 호조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과거와 다른 구조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3월 무역수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최근 무역수지 규모는 과거 평균 대비 6배 가까이 증가했다.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른 수입 감소와 반도체 가격 상승 효과가 맞물린 결과다.

그럼에도 환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경상수지와 금융계정을 반영한 달러 순공급을 고려하면 현재 환율은 다소 고평가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권 연구원은 "과거와 달리 외화 유입이 환율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디커플링의 핵심 원인으로는 거주자 외화예금 증가를 지목했다. 과거에는 환율 상승 시 외화예금이 감소하며 달러 공급이 늘었지만, 최근에는 환율 상승에도 외화예금이 줄지 않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권 연구원은 "달러를 벌고도 시장에 내놓지 않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환율은 하향 안정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는 "외화예금에 축적된 달러가 잠재 매도 물량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대외 여건이 안정될 경우 환율은 점진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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